‘경기침체로 소비심리가 위축될수록 제품의 디자인에 투자해라.’ 삼성경제연구소는 9일 ‘불황 극복과 디자인’이라는 보고서에서 “불황기에는 신상품 개발이 줄고 디자인에 많은 투자를 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렵지만 기존 디자인을 보완하는 것만으로도 부가가치를 높일 수 있다”고 밝혔다. 디자인이 우수한 제품을 사용해본 소비자들은 구매여력이 줄더라도 ‘멋진 상품’을 구매하는 것에 대한 거부감이 덜하다는 것이다. 연구소는 그러면서 디자인을 통해 성공한 사례들을 소개했다. 연구소에 따르면 미 정보기술(IT) 업체인 애플과 영국 음반 체인점 HMV는 불황 속에서도 우수한 디자인으로 매출을 늘린 대표적인 사례다. 혁신기업 애플은 지난 1998년 아이맥, 2001년 아이팟, 2008년 맥북에어 등 차별화된 디자인으로 경영위기와 불황기를 잇달아 극복했다. HMV는 온라인 음반시장의 확대로 방문객이 줄자 매장에 PCㆍ콘솔게임기ㆍ인터넷 등을 설치해 고객이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재단장함으로써 판매실적이 25% 증가하는 효과를 거뒀다. 연구소는 불황기의 디자인 전략으로 ▲색상 ▲패키지(포장) ▲판매 공간 등의 보조적인 요소를 새롭게 구성하는 것을 제시했다. 하송 삼성경제연구소 연구원은 “침체기에는 소비자들이 무채색보다 화려한 색상을 선호하는 경향이 뚜렷하기 때문에 고정관념에서 탈피해 과감한 색상을 선택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불황기에는 과거의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복고풍이나 친숙한 이미지로 소비자에게 안정감을 줄 수 있는 패키지 디자인이 더욱 효과적”이라며 “매장의 경우 실내장식을 안락하게 꾸미고 소비자가 쉽게 찾을 수 있도록 상품을 진열함으로써 정서적 안정을 줘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