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로터리] 수출 호조와 개도국 시장


올해 우리나라의 대외수출이 3,000억달러를 넘어서고 수출 규모면에서 세계 11위로 올라설 것으로 전망된다. 이러한 성과는 고유가, 원화가치의 상승 등 어려운 수출 환경 속에서 이뤄낸 것이라 더욱 빛나고 있다. 원화가치는 달러화가 약세를 보이기 시작한 지난 2002년 초 이래 일본이나 중국의 통화에 비해 각각 2.5배, 6배 정도 더 상승해 우리 수출제품의 가격경쟁력을 약화시켰다. 이러한 불리한 여건에도 불구하고 우리 수출이 꺾이지 않고 계속 증가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우리 산업구조가 고도화되면서 정보기술(IT) 등 기술과 브랜드 경쟁력에 주로 의존하는 제품의 수출 비중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또한 과거와는 달리 완제품보다는 부가가치가 높은 부품ㆍ소재의 수출이 활발해지고 있다. 전세계로 수출되는 우리 수출제품의 약 43%가 반도체ㆍLCD패널ㆍ자동차부품ㆍ철강 등으로 이뤄져 있다. 이러한 부품ㆍ소재의 수출은 해외 현지의 자회사와 한국 내 본사와의 기업 내 무역(intra-firm trade)의 형태로 주로 이뤄지기 때문에 환율 변동에도 덜 민감하다는 특성을 갖고 있다. 또 다른 이유는 중국ㆍ중남미ㆍ동유럽ㆍ중동 등 후발 개발도상국으로의 수출이 활기를 띠고 있다는 점이다. 이들 국가들의 빠른 경제성장과 발전에 따라 자동차ㆍ무선통신기기ㆍ영상기기 등 내구소비재의 수출이 계속 증가하고 있다. 2000년대 들어와 개도국에 대한 수출은 선진국에 비해 2배 이상의 증가율을 보이고 있고 2002년에는 처음으로 전체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선진국을 앞서기 시작했다. 특히 중국으로의 수출이 급증해 2003년에는 중국이 미국을 제치고 우리나라의 최대 수출대상국으로 부상했다. 내년에 세계 경기는 소폭 둔화할 것으로 보이나 환율과 국제유가는 올해에 비해 상대적으로 안정될 전망이다. 오는 2007년에도 우리 수출이 지난 4년간 이어온 두자릿수의 증가세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기업들이 제품의 경쟁력 향상은 물론 해외직접투자ㆍ마케팅 등을 통해 개도국 수출시장의 저변 확대 노력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 오상봉 산업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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