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해외건설 협업으로 이뤄낸 쿠웨이트 수주 대박

세계 유수의 건설회사들이 넘치는 오일달러를 잡기 위해 각축을 벌이는 중동에서 낭보가 전해졌다. 국내 5개 대형 건설회사와 엔지니어링 업체가 3개 공구에서 총 120억달러 규모의 쿠웨이트 정유 플랜트 건설공사를 수주했다. 반가운 소식이다. 부동산 경기 침체로 국내 시장에서 고전하는 해당 건설업체로서도 단비가 될 것이 분명하다. 이번 수주액 가운데 컨소시엄에 참여한 해외업체의 몫을 제외하더라도 5개 건설회사의 일감 지분은 71억달러에 이른다.


수주한 금액도 대어급이지만 속살은 더욱 알차다. 그동안 고질적인 병폐로 지적돼온 제 살 깎아먹기식 저가 수주 패턴을 벗어났다는 점은 주목할 만한 대목이다. 5개 회사가 각개약진하지 않고 3개의 컨소시엄을 구성한 게 수주와 채산성 확보에 주효했다. 컨소시엄 구성은 공사규모가 크기도 했거니와 협력과 상생의 정신을 발휘한 결과로 평가할 만하다. 우리 업체 간 경합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과거처럼 과도한 저가 수주 경쟁은 서로 자제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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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억달러짜리 해외 플랜트 공사를 수행할 능력을 갖춘 국내 건설회사는 줄잡아 10여곳에 이른다. 그러다 보니 오일머니를 앞세운 중동시장에서 우리 건설업체들은 진흙탕 싸움을 벌여왔다. 덤핑 수주 경쟁은 물론이고 상호 비방전도 마다하지 않았다. 오죽하면 발주처들이 가격 2위 업체와 접촉해 더 낮은 가격을 써내라고 은근히 농간을 부릴까. 발주처의 상식 밖 처사도 문제지만 우리 업체 간 과열·출혈경쟁이 자초한 측면도 크다. 지난해 대형 건설업체들의 영업이익이 크게 악화한 것도 해외공사 저가 수주의 독배를 마신 결과다.

쿠웨이트 프로젝트 수주는 우리 건설업체가 해외시장에서 가야 할 길을 보여준 전형이다. 모처럼 발휘한 협업정신이 일회성에 그치지 않고 전방위로 확산돼야 할 것이다. 대형 일감을 따낸 해당 업체들도 건설 과정에서 자재와 인력·장비조달 측면에서 협력해 수익성 극대화 방안 마련에 머리를 맞대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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