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은행 다니면 싸게 돈 빌린다는 말은 옛말이 됐습니다. 시중은행들의 임직원 대출 금리를 조사해봤더니, 고객 대출 금리보다 오히려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상반기 줄을 이었던 감원 칼바람도 연말까지 지속되고 있는데요. 은행권 연말 분위기가 어느 해보다 춥게 느껴집니다. 정훈규기자입니다.
[기자]
시중은행들의 임직원 신용대출 금리는 고정이 5.5%, 변동이 4%대 초반인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신용 1~2등급 고객들이 3%초중반에 신용대출을 받는 점을 감안하면 오히려 역전됐습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임직원대출을 활용하는 직원은 거의 없는 상황입니다.
한 시중은행의 경우 직원들에게 9,500만원까지 전세자금대출을 무이자로 제공하고 있습니다.
단, 전세자금에 자기 돈을 포함해서는 안됩니다.
9,500만원짜리 전세를 구하면 직원혜택을 주겠다는 것인데, 현실과 동떨어져 직원들은 이 제도를 없는 셈치고 있습니다.
[녹취] 은행 관계자
“임차보증금도 전세난을 감안했을 때는 사문화돼있는, 실제로 복지혜택이라고 보기 어려운, 그런 제도로 돼있다는 단편적인 예중에 하나입니다.”
감원 칼바람은 은행원들의 마음을 더욱 시렵게 합니다.
국민은행은 어제부터(28일) 임금피크제 대상 직원에 한해 희망퇴직을 받기 시작했습니다. 지난 상반기 1,100여명의 희망퇴직에 이어 올해만 두번째입니다.
KEB하나은행은 지난주 만 40세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특별퇴직 신청을 받았습니다. 하나은행의 특별퇴직은 2011년 이후 4년여만입니다.
IBK기업은행, NH농협은행과 SC은행도 최근 특별·희망퇴직을 실시했습니다.
은행의 고임금구조가 효율성을 떨어트린다는 지적에 임금인상분 반납도 확산되고 있습니다.
수출입은행, 산업은행, KEB하나은행이 연봉 일부나 수당을 반납한데 이어 우리은행도 최근 임금인상분의 일부를 반납하기로 했습니다.
비대면 기반 무인점포 등이 확산됨에 따라 내년에도 점포 통폐합과 인력구조조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여 새해를 앞둔 은행권의 분위기는 무겁기만 합니다. /서울경제TV 정훈규입니다.
[영상편집 소혜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