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노조가 교섭 거부하면 임금피크제 도입 가능

'사회 통념상 합리성' 적용에

"너무 광범위한 해석" 우려도

정부가 30일 발표한 초안에는 임금피크제 도입을 위한 취업규칙 변경이 가능하다는 내용의 '취업규칙 해석 및 운영 지침' 개정 방안도 담겨 있다. 60세 정년 시행에 따른 임금피크제 도입에 대해 '임금 삭감'이라는 논란이 큰 만큼 '불이익 변경'과 '사회통념상 합리성' 여부를 명확히 하겠다는 취지다.

취업규칙은 채용·인사·해고 등과 관련된 사내규칙을 말한다. 현행 근로기준법은 임금피크제처럼 근로자에게 불이익을 주는 취업규칙 변경은 노조나 근로자 과반수 대표의 동의를 받도록 규정했다.

하지만 이번 초안에서 고용노동부는 판례 등에 근거해 근로자의 동의를 받지 않은 취업규칙 변경이라도 '사회통념상 합리성'이 있는 경우 예외적으로 변경의 효력을 인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원칙적으로 임금피크제 도입은 불이익 변경에 해당하지만 정년 60세에 따라 인건비 부담을 줄이고 청년 고용 문제를 풀기 위한 것이라면 사회통념상 합리성을 적용할 수 있다는 뜻이다.

사회통념상 합리성의 판단 기준으로는 △근로자의 불이익 정도 △사용자 측의 변경 필요성 △변경된 취업규칙 내용의 상당성 △다른 근로조건의 개선 여부 △노동조합 등과의 충분한 협의 노력 △동종 사항에 관한 국내 일반적인 상황 등 6가지를 제시했다.

특히 사용자가 일방적으로 변경하거나 형식적인 협의만 거쳤을 때는 합리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면서도 노조가 교섭 자체에 무조건 응하지 않거나 합리적 대안 제시 없이 반대해 협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합리성을 인정하는 것으로 해석했다.

아울러 근로시간을 줄이는 형태의 '근로시간 단축형 임금피크제'와 직무·성과급과 같은 형태로 임금체계를 개편할 때에는 경영상 필요에 의한 것으로 취업규칙 불이익변경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봤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사회통념상 합리성 판례에 대해 지나치게 예외를 넓게 인정해주는 것이라며 우려를 나타냈다. 해당 사건에만 적용되는 특정 판례를 보편적으로 적용될 지침의 근거로 삼는 것은 확대 해석이라는 얘기다. 또 사회통념상 합리성의 기준이 모호해 현장 근로감독관의 판단이 실질적으로 가능할지도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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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정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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