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물가목표 3~5년단위 설정 검토

■ 한은 확대연석회의현행 '1년단위' 탄력 통화운용 어려워… 올 물가 3.1% 유지 한국은행이 1년 단위로 물가목표를 설정하는 현행 물가안정 목표정책을 재검토, 3~5년의 중기 물가안정 정책을 보다 명확히 함으로써 탄력적인 물가정책을 펼쳐나가기로 했다. 한은은 28일 전 집행간부ㆍ국실장 및 지역본부장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확대연석회의에서 이같이 결정했다. 전철환 한은 총재는 이날 "통화정책의 탄력적 운용을 제약하고 있는 1년 단위 물가목표 설정방식의 유효성을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 빈약한 중기물가목표 설정근거 한은이 중기 물가안정 목표를 설정하기 시작한 것은 지난 2000년부터이다. 98년부터 시작된 연간 물가안정목표제에 따라 물가목표가 너무 단기에 치우친다는 지적이 있었고 이에 따라 3~5년을 내다보는 중기 물가안정 목표를 99년 말 설정하기 시작했다. 당시 결정한 중기 물가안정 목표 수준은 2.5%. 그러나 2.5%로 결정한 근거는 빈약하다. 한은은 선진국의 중기 물가안정 목표 수준에 2.0~2.5%가 가장 많았고 우리 경제가 고성장, 물가안정을 구가하던 73년이나 83~87년 물가수준이 2.8~3.5%이었다는 점이 고려됐다고 밝혔다. 여기에 99년 소비자물가 수준이 0.8%로 안정됐고 2000년 물가안정 목표가 2.5%인 점이 고려돼 2.5%가 결정됐다는 것이다. 결국 남들이 그렇게 하니 우리도 그렇게 했고 단기목표가 2.5%인데 어떻게 중기목표가 2.5%를 넘을 수 있느냐는 논리로 결정됐다는 얘기다. 28일 확대연석회의에서 중기목표의 재검토 논의가 나온 것은 바로 이 같은 빈약한 논거에 근거한다. "왜 2.5%이냐"에 대한 근거가 빈약하고 또 중기의 명확한 기간이 얼마냐에 대한 공감대로 없다. 한은은 그냥 3~5년이라고 한다. ◆ 2.5% 중기목표, 현실적으로도 달성 어려워 중기목표를 재검토하기로 한 데는 이 같은 근원적인 문제점 외에 현실적으로 소비자물가가 2.5% 수준에서 안정되기 어렵다는 현실적인 점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2000년부터 중기 물가목표를 설정했다면 3년째는 올해다. 그러나 올해 물가안정 목표는 3%를 기준으로 한 상하 1%다. 즉 2.5%를 넘는다. 내년 역시 2.5% 수준은 어려울 것이라는 것이 대체적인 의견이다. 미국경기와 국내경기의 회복이 가시화되고 있다. 올 하반기부터 경기회복이 본격화하면 물가는 당연히 불안해진다. 한은의 한 관계자 역시 "경기회복에 따른 수요측의 물가상승 압력으로 내년 물가가 부담스러운 수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 1년 단위 물가목표 설정 재검토 물가목표를 1년 단위로 설정할 경우 탄력적인 통화정책 운용이 어렵다는 것이 한은측 입장이다. 즉 경기대응을 하기 위해 금리를 낮출 경우 경기가 회복되면서 물가는 높아 질 수 있는데 어떻게 이 같은 상황에서 물가목표를 맞춘다고 통화긴축으로 돌아설 수 있느냐는 논거다. 따라서 선진국처럼 중기목표를 정하면 경제상황에 따라 탄력적으로, 한해는 경기부양을 위해 물가를 다소 희생하더라도 그 다음해에는 물가를 잡아 평균적으로 안정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는 얘기다. 선진국의 경우는 매년 물가안정 목표를 설정하는 경우는 드물고 유동적으로 운용하고 있다. 즉 언제는 2년으로, 또 그 이후에는 다시 3년으로, 그 이후는 5년으로 등으로 유연하게 물가목표를 설정하고 있다. ◆ 올 물가전망 전 총재는 대내외 여건의 급격한 변화가 없는 한 올해 중 물가는 목표범위인 3?1% 내에서 유지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전 총재는 그러나 부동산가격 상승과 인플레이션 기대심리 확산, 경기회복 및 선거분위기에 편승한 각종 서비스 요금의 인상우려, 엔화약세로 인한 수입물가 상승 등 잠재적 불안요인도 적지 않다고 밝혔다. 안의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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