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휴가철을 맞아 여행자를 통한 마약밀매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3일 인천공항세관에 따르면 올 상반기 인천공항을 통해 마약을 밀수하다 적발된 건수는 28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65%나 늘었다. 적발 건수 가운데 특급탁송화물을 이용한 밀수가 17건으로 전체의 3분의2를 차지했지만 여름휴가철을 맞아 여행자가 직접 마약을 나르다 적발되는 사례가 늘고 있다. 특히 최근 두달간 입국 여행자에 의한 마약밀수는 모두 5건이 적발됐으며 밀반입 마약도 히로뽕에서 엑스터시(MDMA)ㆍ케타민ㆍ코카인ㆍ헤로인ㆍ대마초 등으로 다양해지고 있다.
밀반입 수법도 교묘해져서 소량의 마약을 신체의 은밀한 부분에 숨겨 반입하거나 입고 있던 옷 주머니, 팬티는 물론 화장품ㆍ지갑 등에 숨겨 들여오고 있다. 호주 시드니에서 인천공항으로 지난 1일 입국한 김모(25ㆍ여)씨는 신체 은밀한 부위에 대마 11.7g을, 약병 속에 MDMA 17.5정을, 화장품 속에 코카인 0.6g을 넣어 들어오다가 적발됐다.
지난달에는 중국에서 허모씨가 신사복 바지 10벌에 히로뽕 100g을 넣어 택배회사에 운반을 부탁했는데 택배회사 직원이 긴급 화물로 여겨 다른 여행객에게 운반을 부탁했다가 적발되기도 했다. 또 6월에는 오전5∼
6시에 도착하는 시간대를 노려 태국ㆍ홍콩 등지에서 MDMAㆍ히로뽕ㆍ헤로인 등을 속옷과 지갑ㆍ주머니에 넣어 밀반입하려던 마약 밀수범 3명이 한꺼번에 적발되기도 했다.
인천공항세관은 해외여행 성수기인 8월에는 하루 입국 여행자만 5만명에 달할 정도로 인파가 몰려 마약 밀수범들이 더욱 기승을 부릴 것으로 보고 이달부터 마약류밀반입 특별단속에 돌입했다. 세관의 한 관계자는 “선량한 여행자를 대상으로 마약 운반을 대신하게 하는 사례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며 “해외에서 남모르는 사람이 짐을 부탁해도 절대로 운반해주지 말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