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기지 '中 일변도' 탈피 '글로벌化' 절상땐 현지 제조 메리트·수출 경쟁력 약화전자·車등 주력업종 중심 사업전략 손질 부산'현지생산·현지판매' 체제로 빠르게 전환될듯 민병권기자 newsroom@sed.co.kr “중국 저장성 닝보(寧波)에 있는 선박블록 생산공장을 증설해 연간 생산능력을 20만톤(현재 12만톤) 규모로 늘릴 계획이었지만 최근 위앤화 절상 우려로 인해 투자를 전면 재검토하기로 했습니다.” (삼성중공업의 한 관계자) 미국이 중국 정부에 대해 공식적으로 6개월 안에 위앤화를 절상하라고 압박을 가함에 따라 전자ㆍ자동차ㆍ중공업ㆍ조선ㆍ화학섬유 등 주력업종 기업들이 대중국 전략을 잇따라 수정하기 시작했다. 가장 두드러진 움직임은 중국 현지투자 규모 및 시기에 대한 보류. 위앤화가 절상되면 중국에서의 제조 메리트가 그만큼 줄어들기 때문이다. 전경련의 한 관계자는 “위앤화 절상은 상대적으로 중국에서의 제조비용을 증가시키고 수출 가격경쟁력을 약화시킨다”며 “이로 인해 우리나라 기업들은 대중국 투자 기조를 보수적으로 전환하고 글로벌 생산기지를 더욱 다변화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투자규모 및 속도 전면 재검토=하이닉스반도체는 중국 우시(無錫) 반도체 공장의 설립 규모와 시기를 놓고 속도조절에 들어갔다. 하이닉스의 한 관계자는 “지난달 말 우시 공장을 착공하면서 내년 중 2개 웨이퍼 생산라인을 준공(1차 투자)하고 이후 다시 2개 라인을 추가 건립(2차 투자)한다는 2단계 방안을 마련해놓았지만 위앤화 변수가 불거짐에 따라 2차 투자일정을 탄력적으로 조정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타업종보다 일찍 제조기지를 중국으로 이전한 화섬업계는 이번 위앤화 변수에 더욱 긴장하는 분위기다. 특히 폴리에스테르와 스판덱스 등 일반섬유류의 경우 가뜩이나 제품 공급과잉을 빚고 있는 마당에 위앤화 절상까지 이뤄지면 중국 공장은 적자를 면하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가 가득하다. ㈜효성만 해도 올해까지 스판덱스 등에 대한 중국 생산설비 증설을 꾸준히 추진해왔지만 당분간은 더 이상의 추가 증설은 계획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현지 생산ㆍ현지 판매’체제 빨라질 듯=김윤희 KOTRA 연구원은 “위앤화가 절상되면 우리 기업들은 중국을 수출제품 생산기지에서 중국 내수제품 생산기지로 전환할 필요가 커질 것”이라며 “이를 계기로 해외현지 생산ㆍ현지 판매 체계가 빠르게 진행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로 현대자동차는 인도 제2공장을 설립하고 부품업체인 현대모비스와 함께 터키 공장을 증설하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기아차도 슬로바키아 공장 완공에 박차를 가해 내년 중 연간 20만대 규모로 가동을 시작한다는 계획이다. 전자업계에서는 LG전자가 동유럽과 러시아의 백색가전 기지 설립을 계획하고 있으며 삼성전자 역시 글로벌 기지 확충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위앤화 절상폭에 따라서는 중국 생산기지의 메리트가 반감돼 제2의 수출기지로서 제 역할을 수행하기 어렵다”며 “위앤화 변수가 불거질 때마다 기업들은 중국이 아닌 제3국 생산기지에 대한 관심을 높여왔다”고 말했다. 위앤화 변수에 노출되는 자체를 피하기는 불가능하지만 노출정도에 대해서는 상당한 대비가 있다는 말이다. 급제동이 걸렸다. 대우조선도 위앤화 절상시 투자비 증가 우려로 중국 블록공장 설립을 보류한다는 방침이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위앤화 절상에 대한 우려로 인해 이는 향후 위앤화의 절상폭과 시기에 따라 중국 생산기지의 채산성과 수출경쟁력이 크게 악화돼 글로벌 수출기지로서의 이점이 감소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입력시간 : 2005/05/18 21: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