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연방기금 금리를 또 다시 동결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16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열어 “감원이 둔화되고 있지만 신규고용은 지체되고 있다”며 지난해 6월부터 유지한 1% 연방기금 금리를 동결키로 했다고 밝혔다.
FRB는 고용과 함께 향후 경제전망에 대해서도 보수적인 평가를 내렸다. 지난 1월 28일 성명서에서는 “경제활동이 왕성하다(output is continuing briskly)”는 표현을 사용했지만 이날 발표에서는 “경제가 견조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output is continuing to expand at a solid pace)”며 기존 낙관론에서 한발짝 물러났다.
◇고용지표가 문제=FRB가 연방기금 금리를 1% 수준으로 동결키로 한 것은 무엇보다 고용지표가 개선되지 않고 있는데다 향후 경제전망에 대해서도 낙관하지 못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날 FRB는 “일자리 감소세가 둔화되고 있지만 신규 고용이 지체되고 있다”며 고용시장 회복을 크게 자신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는 지난 1월 FRB가 “새로운 일자리 창출이 힘들지만 다른 지표들이 고용회복을 시사하고 있다”고 밝힌 것에서 한발짝 물러난 것이다. 앨런 그린스펀 회장도 최근까지 “고용이 곧 크게 증가할 것”이라며 고용시장 낙관론을 전개하기도 했었다.
FRB가 인플레이션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보고 있는 것도 금리동결의 원인으로 해석된다. FRB는 “인플레이션 우려가 매우 낮은 만큼 통화정책을 변경하는 데에는 인내심이 필요하다”고 말해 당분간 금리인상 등 통화정책에 큰 변화가 없을 것임을 시사했다.
◇당분간 금리인상 없을 듯=월가 시장전문가들도 당분간 금리인상은 힘들 것이라는 데 대체로 동조하는 분위기다. 실제 로이터통신이 FOMC의 금리동결 발표 직후 20명의 국채 프라이머리 딜러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대부분이 앞으로 6개월내 금리인상은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달 미국 정부가 2만1,000명의 새 인력을 고용했을 뿐 민간부문 고용은 여전히 힘들다고 판단했기 때문.
씨티그룹은 8월 금리인상 전망에서 물러나 내년까지 금리가 1%를 유지할 것이라고 수정치를 내놓기도 했다. 또 JP모건의 제임스 글래스먼 선임이코노미스는 “고용이 없으면 금리인상도 없다”며 고용지표 개선과 이에 따른 경기회복이 가시화되지 않을 경우 금리인상은 힘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정명기자 vicsjm@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