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으로 경기침체에 대한 공포가 커지면서 국제유가가 13개월 만에 배럴당 80달러 밑으로 떨어졌다. 경기침체가 석유 수요를 위축시킬 것으로 예상되는데다 자금경색으로 원유를 사는 데 필요한 돈을 빌리는 것조차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금 및 곡물 등 다른 원자재가격도 투자자들이 현금확보에 나서면서 급락했다. 10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11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8.89달러(10.3%) 하락한 배럴당 77.70달러에 거래를 마쳐 지난해 9월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WTI는 지난주에만 17.2%나 떨어져 지난 2003년 이후 가장 큰 하락률을 보였다. 7월11일 사상 최고치와 비교하면 47%나 내렸다. 런던 ICE 선물시장의 11월 인도분북해산브렌트유도 8.76달러(11%) 떨어진 배럴당 73.90달러를 기록해 지난해 9월 이후 최저치로 추락했다. 필 플린 알라론트레이딩 애널리스트는 “증시와 마찬가지로 석유시장도 수요 붕괴와 신용 경색에 따른 공포가 지배하고 있다”면서 “원유를 사기 위한 자금을 빌릴 수 없어 가격은 더 내려갈 것”이라고 말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이날 각국의 경제상황이 악화됨에 따라 올해 일일 석유 수요 전망을 기존보다 24만배럴 줄어든 8,650만배럴로, 내년 전망은 44만배럴 줄어든 8,720만배럴로 각각 하향 조정했다. 한편 금값도 자금난 속에 투자자들이 금을 내다 팔면서 하락했다. 이날 12월 인도분 금가격은 27.50달러(3.1%) 떨어진 온스당 859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12월 인도분 은 가격도 온스당 10.60달러로 1.275달러 내렸다. 산업 전반에 쓰이는 구리 가격도 12월 인도분 기준으로 파운드당 2.1445달러로 11%나 폭락했다. 지난주에 구리가격은 20%나 떨어져 1988년 통계가 집계된 이후 최대의 주간 하락률을 보였다. 곡물 가격도 크게 떨어져 12월 인도분 옥수수가격은 부셸당 4.08달러로 6.9% 하락, 지난해 10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12월 인도분 콩가격 역시 7.1%, 밀가격은 6.9% 각각 추락했다. /강동호기자 eastern@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