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이 올해 말까지 최대 2조원가량의 매수 여력이 있는 것으로 분석되면서 지수의 안전판 역할을 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김호식 국민연금관리공단 이사장은 지난 19일 한 라디오 프로그램과의 인터뷰에서 “주식 비중은 기금운용위원회에서 결정하지만 올해 주식시장에 투자할 수 있는 여력이 남아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올해 말까지 추가로 주식을 매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삼성증권은 20일 국민연금이 연말까지 주식 투자에서 평가이익을 얻지 못할 경우 추가로 매입할 수 있는 규모는 2조원 안팎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9월 현재 국민연금의 주식 보유규모는 19조5,000억원으로 연초 20조원보다 축소된 상태다. 이로 인해 국민연금이 올해 말 주식 예상 포트폴리오인 21조6,000억원을 맞추려고 한다면 최대 2조1,000억원 규모의 자금을 집행해야 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홍기석 삼성증권 증권조사파트장은 “코스피지수가 상승해 국민연금의 주식 보유규모가 증가한다면 그만큼 추가 매수 여력이 사라지게 되지만 지수 하락에 대한 버팀목이 된다는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온기선 국민연금 투자전략팀장은 “매수 여력이 얼마인지는 말하기 어렵지만 항상 일정 규모 이상은 준비해놓고 있다”며 “시장상황에 따라 탄력적으로 운영할 것”이라고 밝혔다.
국민연금은 올해 21조6,000억원으로 예상한 국내 주식투자 규모를 내년에는 29조7,000억원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삼성증권은 연말 지수가 현재와 비슷한 1,370포인트이고 국민연금이 주식투자 수익률을 연 10% 내외로 예상하고 있다면 내년 국내 주식의 순매수 규모는 6조원 내외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홍 증권조사파트장은 “국민연금이 주식투자 수익률을 20%로 예상한다면 국내 주식 매수규모는 3조7,000억원으로 줄어들겠지만 보수적인 투자 스타일을 감안하면 투자규모가 6조원 안팎은 될 것”이라며 “올해보다 공격적인 계획을 발표한 만큼 국내 주식시장의 수급에는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증권선물거래소에 따르면 기금 물량은 최근 한달간 삼성전자ㆍ하이닉스 등 IT주와 한국전력ㆍ국민은행ㆍ현대차ㆍGS 등을 집중적으로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