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佛 라파즈그룹, 10년만에 한국사업 손떼나

'3년연속 적자' 라파즈 한라시멘트 지분매각 나서


지난 2000년 한라시멘트를 인수하면서 국내시장에 진출한 세계 1위의 건축자재그룹 프랑스 라파즈가 10년 만에 사업 철수를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10일 시멘트업계 및 M&A업계에 따르면 라파즈한라시멘트(이하 라파즈한라)는 지분 매각을 위해 외국계증권사인 N사를 매각주간사로 선정하고 내부 실사를 진행중이다. M&A업계 관계자는 "라파즈한라가 한국에 진출한 이후 실적이 부진해 한국 사업에서 손을 떼려고 한다"면서 "라파즈한라를 누가 인수하느냐에 따라 업계 1위 자리가 뒤바뀌는 것은 물론 독과점 형태가 나타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라파즈한라는 라파즈그룹과 한라시멘트의 합작법인으로, 라파즈 계열 'Financiere Lafarge' 등이 2억달러(약 2,260억원)을 투자해 지분 71.5%를 보유하고 있다. 국내 시장점유율은 지난해 출하량 기준 4위(12.4%)에 그쳤지만, 2, 3위인 동양시멘트(13.8%) 와 성신양회(13.4%)와 별 차이가 없다. 1위는 쌍용양회(20.7%)가 차지하고 있다. 라파즈한라는 한국 진출 이후 점유율을 끌어올리기 위해 시멘트 가격 인하 등 출혈경쟁을 주도하다가 최근 3년 연속 영업적자를 기록해 자충수를 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글로벌 경기침체와 국내 건설경기 불황까지 맞물리면서 영업적자 규모가 매년 확대되는 추세다. 라파즈그룹의 한국 철수는 전세계 비수익 자산 매각을 통해 현금 유동성을 확보하려는 본사 차원의 결정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라파즈그룹은 지난해 11월 잉여현금흐름(Free Cash Flow) 창출에 초점을 맞추겠다면서 2009년까지 총 10억유로(약 1조7,000억원) 이상의 해외 자산을 매각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 같은 매각 계획에 따라 지난 4일 터키의 시멘트, 콘크리트, 골재사업을 현지 기업에 매각했으며, 이에 앞서 캐나다의 아스팔트 사업부와 스위스 취리히의 골재 및 콘크리트 사업부 역시 처분하는 등 연초 이후 총 2억3,000만유로의 자산을 매각했다. 업계에서는 라파즈그룹이 시멘트산업이 사양길에 접어든 한국 사업을 정리하고 초고속 성장하고 있는 중국에 집중하려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라파즈그룹은 중국 생산능력을 2008년말 현재 2,250만톤(28개 공장)에서 2012년까지 5,000만톤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라파즈한라가 지분 매각설에 대해 공식적으로 부인하고 있고 보유 자산의 적정가격 산출을 위해 내부적으로 실사를 진행중인 만큼 인수자 물색 등 지분 매각이 본격화하기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업황 부진으로 국내 시멘트업체들의 자금 여력이 충분하지 못한 만큼, 적극적인 인수자가 나타나지 않을 경우 매각자체가 무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회사측 관계자는 "현재 지분 매각 계획은 없으며 올해 영업이익 흑자전환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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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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