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하반기 증시전망/전문가 정담

◎“수급안정… 연말주가 850­900P 예상”/기관 매각대기 물량많아 섣부른 낙관 무리/대형주가 장주도…외국인 주매수자 나설듯/김창문 대한투자신탁 이사­일시 급상승에 현혹 활황장세 기대 금물 일반,추격매수 자제 기관,내년 겨냥 투자를/유시왕 동서경제 연구소장­기업 증시로 자금조달수급불균형 초래 경제구조조정 노력 등 정부 적극 나설때/강창희 대우증권 상무­미연기금·영펀드 등 국내시장에 관심 투자비중 상향 움직임 외국인 유인책 필요상반기 주식시장은 노동법 파문, 한보사태, 대기업들의 연쇄부도 등 연이은 악재에도 불구하고 94년 11월이후 진행된 장기하락 국면에서 벗어나기 시작했다. 연초에는 개별재료 종목군들이 활발히 거래되면서 장세를 이끌은 데 이어 5월이후 경기회복 기대감이 확산되면서 대형주들이 점진적인 상승세를 나타냈다. 이와함께 금리하락, 엔화강세, 외국인 한도확대 등 증시여건의 호전으로 주식시장이 상승기조로의 전환에 성공했다는 분석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하반기에는 연말 대통령선거와 함께 경기회복 가시화여부, 공기업민영화 등 증시전망을 불투명하게 만드는 난제들도 적지않다. 하반기 증시전망과 주변환경, 투자전략 등을 종합적으로 조망하기 위해 증권업계에 오래동안 몸담아 온 유시왕 동서경제연구소장(사회), 강창희 대우증권 상무, 김창문 대한투자신탁 이사를 초청해 정담자리를 마련했다.<편집자주> ▲유시왕 동서경제연구소장=상반기 증시는 참으로 어려운 고비를 맞으면서도 추세전환에 성공한 것으로 보입니다. 상반기 증시의 흐름을 되돌아본다면 어떤 점이 가장 특징적이라고 보십니까. ▲강창희 대우증권 상무=연초 종합주가지수는 6백11포인트대까지 하락했다가 6월중순 7백92포인트까지 30%가량 상승했습니다. 기업투자 감소에 따른 금리안정과 외국인 자금유입에 따른 유동성 증가에서 지수상승의 요인을 찾아야 할 것 같습니다. ▲김창문 대한투자신탁 이사=연초 개별종목 중심의 장세가 펼쳐지다가 지난 5월 외국인 한도확대를 기점으로 외국인들이 선호하는 경기관련 대형주들이 장세의 주도권을 되찾았습니다. 아무래도 국내 경기가 호전된다는 의식이 작용했기 때문이죠. ▲유=어쨌든 상반기 증시는 하강추세를 나타내던 기울기가 상승세로 전환됐다는데 이견이 없는 것 같습니다. 다만 상승의 속도를 예측하기는 어렵습니다. 이같은 추세전환의 이유는 우선 국내 경기전환에 대한 기대감이 커졌기 때문입니다. 또 외국인들이 1조원이상의 국내 주식을 사들인 것도 주요했다고 봅니다. 증시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내재가치인 경기와 수급인 유동성측면이겠지요. ▲강=내재가치측면에서 매우 긍적적입니다. 월별로 대우증권에서 실시하는 기업수익분석을 보면 기업들의 예상 이익증가율은 지난 3월 21.3%에서 7월에는 35.9%로 대폭 향상됐습니다. 무역수지가 30개월만에 흑자로 돌아선 것이 이를 뒤받침하고 있습니다. 또 상반기 유동성 증가의 1등 공신인 외국인 투자가들의 움직임도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국내 경기가 회복세를 나타내면서 보수적인 외국투자가들의 참여가 예상되기 때문입니다. ▲김=하반기 경기상황은 완만한 개선이 기대됩니다. 하지만 주가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로는 수급여건이 더 중요하다고 봅니다. 일부에서는 93, 94년과 같은 활황장세를 기대하는 경우도 있으나 기본적인 경제여건이 다릅니다. 당시는 우리 경제가 지금보다 훨씬 높은 성장률과 호황을 구가하던 시기였습니다. 수급측면에서 기관투자가들이 주매수자로 나서기는 힘들 것으로 보입니다.투신의 경우 상반기 대형주가 반등했을 때 상당한 물량을 매도했으나 여전히 매각대기 물량이 많습니다. 은행도 매수우위를 나타내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증권, 보험이 다소 여유가 있어 보입니다. 그러나 기관들의 매도압력은 상반기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현저히 줄어들 것으로 생각합니다. 역시 주매수세력은 외국인들이 될 가능성이 큼니다. ▲유=두분 모두 하반기 경기흐름을 긍정적으로 평가하셨는데요. 경기가 V자형으로 회복되느냐 L자형으로 서서히 회복되느냐는 가늠하기 어렵습니다. 주가가 경기상승율을 앞질러 나가기는 어려운 만큼 주가상승을 가속시키는 것은 아무래도 유동성 요인이겠지요. 여기서 집고 넘어가야할 것이 우리 경제의 구조조정 노력입니다. 기업 경영에 대한 근본적인 해결없이 다시 경기가 좋아지니까 예전방식대로 가다가는 더 큰 위험에 처하게 됩니다. 정부의 기업차입금규제에 대한 대안으로 벌써 증시를 통한 자금조달이 거론되고 있지 않습니까. 이는 증시 수급불균형을 초래할 것입니다. 이미 상반기의 외국인 한도확대와 경기호전 재료는 증시에 충분히 반영됐다고 할 수 있습니다. 결국 하반기에 도 경기회복이 가시화되거나 금리하락, 외국인 자금유입과 같은 유동성 확대가 뒤따르지 않는한 섣불리 낙관적인 분석으로 일관하는것은 무리겠지요. ▲강=과거 경험으로 볼 때 주가는 저점대비 60%이상 오르기가 어렵습니다.따라서 연말 주가지수는 저점대비 60%대인 8백50­9백포인트대가 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이같은 상황에서 가장 강력한 매수세력은 외국인들입니다. 이미 상반기에 발빠른 외국펀드들은 한국증시 투자비중을 충분히 높였습니다. 국내 경기가 살아날 기미가 보이면서 그동안 투자확대를 미루고 있던 미국의 연기금, 영국의 보수적인 펀드들이 서서히 국내 증시에 관심을 나타내기 시작했습니다. 이들 펀드는 국내 투자비중을 5%대에서 7%대로 상향 조정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문제는 정부의 증시정책이 이같은 호기를 재대로 살리지 못할 까 우려된다는 것입니다. ▲김=하반기 장세는 수급이 좌우한다는데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하반기 기업공개, 유상증자는 현저히 줄어들 전망입니다. 한국통신의 상장을 감안할 때 약 6천5백억­1조1천억원의 공급물량이 예상되고 수요도 하반기 외국인 한도확대로 1조, 외수펀드 설정으로 5천억원등 대체적으로 수급이 균형을 이룰 것으로 보입니다. 한일간 이중과세방지협정 체결 기대감도 있어 일본자금의 유입도 기대됩니다. 이상을 종합해 볼때 연말 최고 지수는 8백50­9백포인트대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강=문제는 정부의 증시정책입니다. 과거에도 증시가 회복세를 나타낼만 하면 정부보유 지분을 매각하겠다고 나서는 통에 모처럼의 상승무드가 깨지는 경우가 종종있었습니다. 외국인 투자가들중에는 공공연히 정부의 이같은 정책에 불만을 터뜨리고 있습니다. 한국정부가 건전 재정에 너무 집착한 나머지 증시에 찬물을 끼엊는 경향이 있다고 외국인들은 불평합니다. 하반기 한통주 매각과 상장도 그시기와 방법이 매우 중요합니다. 외국에 DR형태로 한통주를 매각하는 것도 다소 염려가 됩니다. 올가을 프랑스, 오스트리아 통신회사들역시 같은 방법으로 지분매각을 추진중이기 때문에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김=경기가 회복세를 나타낼 것은 분명하나 너무 현혹되서는 안됩니다. 작년 수출이 나빴기 때문에 올 3·4분기 수출증가율이 두자리수를 기록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에따라 증시가 순간적으로 강한 상승세를 나타낼 수도 있습니다. 일반투자가들은 이같은 급등현상이 대세상승이라는 생각을 버리는 것이 좋습니다. 기관투자가들은 내년장을 보고 투자해야 할 것입니다. 따라서 일반투자가들은 수치로 나타나는 경기호전을 액면그대로 받아들여 무턱대고 추격매수하는 일이 없도록 해야할 것입니다. ▲유=마지막으로 하반기 증시를 주도할 업종과 대통령 선거가 미칠 영향을 간략히 들어봤으면 합니다. ▲강=올해 우리경제는 세계경제, 아시아경제의 상승과 함께 뚜렷한 호조세를 나타낼 것으로 보입니다. 하반기 주도 업종은 통신기기, 운송, 가전, 전자부품 등 경기회복기에 유망한 업종이 될 전망입니다. 저금리 수혜가 기대되는 건설, 증권, 은행 등도 눈여겨 봐야겠지요. 반도체, 철강 등 국제 경쟁력이 뛰어난 산업들도 본격적으로 기지개를 펼것으로 보입니다. 연말 대선은 증시에 큰 영향을 주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남북관계가 증시조정시에 핑계거리로 작용할 수는 있지요. ▲김=이번 대통령 선거는 특히 증시영향력이 적을 것으로 보입니다. 돈안드는 선거가 이번 대선의 주요 이슈이기 때문에 대선 자체는 증시와 무관하게 진행되리라 생각합니다. ▲유=장시간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정리=정명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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