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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사설] 산유국·소비국 '유가안정' 협조를

니혼게이자이신문 2월1일자

석유수출국기구(OPEC)는 지난달 31일 열린 임시총회에서 회원국의 원유 생산량을 현재의 하루 2,800만배럴을 그대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OPEC은 당초 봄부터는 석유 소비가 줄어드는 것을 감안, 생산량을 줄일 것을 고려했었다. 국제적인 원유 수요ㆍ공급이 현재 상태에서도 균형을 이루는데 만약 이대로 생산을 계속한다면 공급 과잉이 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실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의 원유 재고는 역사적으로도 높은 수준에 도달한 상황으로 더 이상 재고를 늘리기 어렵다고 지적돼 왔다. OPEC의 걱정은 근거를 갖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국제유가 자체는 올들어서도 급등세를 유지하며 미국 서부텍사스중질유(WTI)는 1배럴당 60달러 후반까지 상승했다. 일본 등 아시아의 지표 원유인 중동산 두바이유도 처음으로 60달러대에 진입했다. 이는 수급 자체에는 문제가 없지만 산유국의 리스크가 커져 공급이 갑자기 줄어들지 모른다는 우려 때문으로 분석된다. 나이지리아는 국내 분규로 인해 석유시설 공격이 빈발하고 있고 이란의 핵 개발 의혹은 국제연합(UN) 안전보장이사회에 회부되는 것이 확실시돼 보인다. 안보리에 회부되면 이란이 원유 수출을 삭감하는 등 대항 조치를 취한다는 시나리오도 흘러나오고 있다. 이라크는 국회의원 선거가 끝난 상태지만 향후 전망은 불투명해 안정화와는 거리가 멀다. 쿠웨이트에서는 국왕의 교체를 둘러싸고 유력 집안간에 대립이 일어나고 있다. 이처럼 산유국들이 다양한 리스크를 안고 있다. OPEC이 이번에 감산에 나서지 않은 것은 유가의 급등을 방지했다는 면에서 적절한 판단이었다고 평가된다. 다만 재고 수준이 지금처럼 높은 상태서 생산을 지속한다면 언젠가는 원유 시황이 붕괴될지도 모를 가능성은 남아 있다. 오는 3월 초로 예정된 다음 총회에서 감산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국제 석유시장은 과잉과 부족이라는 양방향의 불안 사이에서 요동치고 투기 자본은 이를 증폭시키고 있다. 유가가 과도하게 급등락하는 것은 산유국이나 소비국 어느 쪽에도 이익이 되지 않는다. 장기계획을 세우거나 유전개발ㆍ정유시설에 투자를 하기 어렵게 되기 때문이다. 원유 수급의 균형과 가격 안정을 위한 산유국ㆍ소비국의 협조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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