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휴대폰 차별화·현지화전략 동남아서 먹혀들까
국가별 맞춤형 제품으로 공략나서 "기존 고급 이미지에 악영향" 지적도
싱가포르=황정원 기자 garden@sed.co.kr
삼성전자의 새로운 휴대폰 판매전략이 성공을 거둘 수 있을까.
최지성 삼성전자 정보통신총괄사장은 올 1월 이기태 삼성전자 부회장의 후임으로 삼성전자 휴대폰사업을 맡은 이후 프리미엄전략에서 탈피, 차별화ㆍ현지화전략을 내세웠다. 이 같은 전략변화의 첫 시험무대는 동남아시장.
삼성전자는 21일 동남아시아 최대의 정보통신 전시회 ‘커뮤닉 아시아 2007’에서 처음으로 패션폰(E950, J600)과 뮤직폰(F200, F210)을 비롯해 울트라에디션 3G 제품을 전면에 내세웠다. 삼성전자가 지난해 같은 전시회에서 울트라에디션 시리즈 전부를 비롯해 1,000만 화소폰, 8GB 뮤직폰 등 최첨단 휴대폰을 대거 선보인 것과 대조적이다.
삼성전자는 동남아시아 최고의 프리미엄 시장인 싱가포르에서는 프리미엄 휴대폰을 중심으로 제품을 공급하는 반면 베트남이나 인도네시아 등에서는 이른바 ‘저가 프리미엄’ 전략을 구사한다는 방침이다.
지난 해에는 화려한 첨단제품을 앞세운 이벤트에 초점을 맞췄다면 올 해는 제품의 성능보다 감성적인 측면을 먼저 생각하는 동남아 시장을 고려한 맞춤형 제품 위주로 제품군을 대폭 교체한 셈이다. 특히 불필요한 이벤트를 줄이는 대신 현지 사업자나 유통업체들과의 협력에 보다 많은 시간을 할애한 것도 눈에 띄는 특징이다.
삼성전자는 동남아시아 지역에서 연간 1,000만대 정도의 휴대폰을 판매하며 시장점유율 16% 정도를 기록하고 있다. 노키아에 이어 2위 수준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올해 하반기부터 각 시장별로 차별화 된 휴대폰을 더욱 늘려갈 방침”이라며 “이미 각 지역별 현지 사업자와 함께 보조를 맞춰 세계 시장 2위 도약의 발판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같은 삼성전자의 전략이 제대로 맞아떨어질지는 미지수다. 프리미엄의 이미지가 워낙 강하기 때문이다. 현지 이동통신 시장 관계자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 해까지는 최고급 휴대폰으로만 인식돼 사용자층을 넓히는 데 한계가 있었지만 올 해는 제품군이 훨씬 다양해졌다”면서 “이 같은 전략이 삼성 휴대폰의 구매층을 넓혀준다는 장점이 있지만 그 동안 쌓아왔던 프리미엄 이미지에 악영향을 줄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입력시간 : 2007/06/21 18: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