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곡가 당대의 연주 양식으로 연주하는 ‘원전 연주’의 대가 지휘자 니콜라우스 아르농쿠르가 첫 내한 공연을 갖는다. ‘원전 연주’는 클래식 애호가들에겐 이미 널리 알려진 연주 양식. 모차르트나 베토벤, 헨델, 바흐 등 200여년 전 작곡가들의 음악을 그 시대의 악기와 음악 양식에 따라 연주한다. ‘모차르트가 들었던 소리, 베토벤이 원했던 소리는 어땠을까’ 라는 호기심에서 출발한 연주 양식으로 30여년 전부터 유럽 무대에서는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아르농쿠르의 이번 연주회는 올해 모차르트 탄생 250년을 기념해 유럽과 아시아를 순회하는 공연 일정 중의 하나. 모차르트의 최후의 작품 ‘레퀴엠’을 자신이 창단한 콘첸투스 무지쿠스 오케스트라의 소리로 들려준다. 아르농쿠르는 한국에 앞서 일본에서는 6차례 공연을 가질 예정. 콘첸투스 무지쿠스 비엔나와 쇤베르크 합창단, 소프라노 율리아 클라이터, 메조 소프라노 베르나르다 핑크, 테너 베르너 귀라, 베이스 루벤 드롤 등 4명의 솔리스트과 함께 모차르트의 ‘레퀴엠’과 ‘주일의 저녁 기도’를 연주한다. 레퀴엠은 영화 ‘아마데우스’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음악으로 일반인에게도 친숙한 곡. 죽은 사람의 영혼을 위로하기 위한 미사 음악으로 모차르트가 미완성으로 남겼고 모차르트의 제자 쥐스마이어가 완성시켰다. 아르농쿠르는 이 쥐스마이어의 판본의 미흡한 부분을 가다듬은 프란츠 바이어 악보를 택했다. 아르농쿠르와 콘첸투스 무지쿠스가 들려주는 음색은 카라얀이나 칼 뵘 등 거장 지휘자들의 화려한 소리에 길들여진 이들에겐 조금은 허전하고 투박한 연주로 들릴 수 있다. 빈 심포니의 첼로 단원으로 활동하던 아르농쿠르는 1953년 아내 알리스와 함께 고음악 연주 단체인 콘첸투스 무지쿠스 빈을 창단한 뒤 지휘자의 길을 걸었다. 처음에는 몬테베르디 등 바로크 시대 이전의 작곡가들의 작품을 연주했지만 이후 바흐와 헨델, 모차르트 작품으로 레퍼토리를 넓히기 시작했으며 90년에는 바흐 칸타타 전곡 음반을 발표하기도 했다. 11월 25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6만~30만원. (02)2220-15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