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이 여의도 당사를 매각한 지 2년 9개월 만에 중앙 당사를 여의도로 다시 옮긴다. 황우여 사무총장은 7일 “이르면 오는 3월께 당사를 여의도로 옮길 계획”이라며 “대선이라는 큰 선거를 치르기 위해 국회와 의원들이 있는 여의도로 옮겨 정치적 효율을 높여야 한다”고 밝혔다. 한나라당은 이를 위해 여의도 국회 앞 건물 일부를 물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2004년 한나라당은 불법 대선자금 문제가 불거지면서 4월 총선을 앞두고 지상 10층, 지하 6층짜리 여의도 당사 건물을 팔고 천막 당사로 옮겼다. 총선이 끝난 그해 6월 한나라당은 지금의 염창동 건물로 당사를 이전했다. 하지만 이 곳은 ‘정치 1번지’격인 여의도와 거리가 멀어 효율이 떨어지고, 때문에 사실상 중앙당 사무처의 역할이 축소됐다는 당 안팎의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또 대선에 승리할 경우를 대비해 분위기 쇄신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없지 않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한나라당이 ‘구태 청산’의 상징으로 당사를 옮겼는데 시간이 지나자 다시 여의도 시대를 거론하고 있다”는 비판을 내놓고 있다. 당시 ‘차떼기’ 여론에 몰린 한나라당이 취한 당사 매각 등의 조치가 ‘정치적 쇼’에 불과했다는 것이다. 특히 대선 전략 차원에서도 당내 차기 대권 주자들이 선두권을 달리고 있고 한나라당 지지율이 최고조인 상황에서 굳이 당사를 이전해 불법 대선자금에 관한 논란을 다시 일으킬 필요가 있느냐는 내부 지적도 나오는 상황이다. 그럼에도 지도부는 “당사 마련 자금이 투명한 상황에서 선거를 제대로 치르려면 이전이 불가피하다”는 쪽으로 가닥을 잡고 있다. 한 당직자는 “일부 오해가 있을 수 있으나 이를 두려워해 당 기능 정상화를 포기할 수는 없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