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찰업체 연체이자·잔금 못내 계약해지 위기<br>서울시 "납부시한 못지키면 市귀속 후 재매각"
고가 낙찰로 논란이 된 성동구 뚝섬 상업용지 4구역이 재매각될 가능성이 점차 커지고 있다.
29일 서울시에 따르면 뚝섬 상업용지 4구역(5,742평)을 낙찰받은 P&D홀딩스가 이날까지 납부해야 할 연체이자 850억여원과 잔금 3,996억원을 납부하지 못해 계약해지 위기에 처했다. P&D홀딩스는 지난 2005년 6월 공개경쟁입찰을 거쳐 이 땅을 4,440억원(평당 7,732만원)에 낙찰받았지만 당초 잔금 납부 기한인 지난해 6월까지 계약금 444억원만을 납부했다.
이후 법원에 2번의 조정신청을 신청해 29일까지 기한연장을 받았으나 이날까지 잔금과 연체이자 등을 납부해줄 새 주인을 찾지 못했다.
서울시의 한 관계자는 “잔금 납부가 안되면 별다른 통보 없이 계약 효력이 상실되며 계약금은 서울시로 귀속된다”면서 “재매각 절차를 밟는다는 것이 기본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P&D홀딩스의 한 관계자는 “다시 법원에 매각대금 납부기한 연장에 관한 조정신청을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회사 측은 법원의 조정을 통해 대금 납부를 해줄 시공사를 계속 알아볼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법원이 P&D홀딩스의 신청을 받아들이더라도 사업 파트너를 찾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이용섭 건설교통부 장관이 최근 서울경제와의 인터뷰에서 “분양가상한제를 시행하더라도 택지비 매입가를 인정하지 않겠다”는 원칙을 밝혔기 때문이다.
뚝섬 상업용지의 경우 업체들이 감정가의 2배가 넘는 가격으로 낙찰을 받아 분양가상한제가 실시되면 ‘밑지는 장사’가 예견되는 상황이다. 인피니테크(1구역ㆍ5,292평)와 대림산업(3구역ㆍ5,507평)은 각각 2,998억원(평당 5,665만원)과 3,824억원(평당 6,943만원)에 땅을 사들여 42~48층 규모의 주상복합을 세울 계획이었다. 용적률과 주거비율 등을 감안할 때 주상복합 아파트의 평당 분양가가 4,000만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으나 분양가상한제라는 암초를 만나 업체들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한 업체 관계자는 “땅값을 인정해주지 않는다면 땅을 산 가격보다 낮게 분양하라는 것이나 마찬가지 아니냐”며 “이대로는 사업 시행 자체가 힘들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감정가가 아닌 매입가를 인정해주지 않는다면 결국 재매각 절차를 밟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한편 서울시 관계자는 “재매각이 된다면 지난번처럼 터무니없는 가격에 낙찰되는 사례는 없지 않겠느냐”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