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기업 미래 '인재확보'에 달렸다

■ 대기업 우수두뇌 모시기 총력삼성등 CEO '인재찾기' 해외출장 잇달아 고급 두뇌를 확보하기 위한 기업들의 노력이 필사적이다. 연말이 코앞으로 다가오면서 삼성그룹의 최고경영자(CEO)들은 요즘 물건을 팔기 위해서가 아니라 인재 한명을 구하기 위해 외국출장을 나간다. LG는 아예 CEO를 중심으로 인재유치단을 구성, 외국으로 사람을 찾아 나섰다. 상당수의 기업들이 경기침체로 설비투자는 주저하지만 필요인재 1명에게는 100만달러 이상을 기꺼이 쏟아붓고 있다. ▶ 인재확보, 연말대전(大戰) 이건희 삼성 회장은 최근 계열사 CEO들을 유례없이 다그쳤다. CEO들의 인재확보 실적이 부진하다는 질책이었다. 삼성은 이미 연말 사장단 평가 때 인재확보 여부를 40%나 반영하겠다고 밝힌 터. 올들어 해외출장의 절반을 사람을 찾는 데 할애해온 삼성 CEO들은 연말이 다가오자 '인재실적'을 채우기 위해 별도의 출장일정까지 마련하는 상황이다. 삼성 계열사의 한 CEO는 "남은 두달 동안 목표(인재확보)의 50%를 메워야 하는데 마땅한 인력이 없어 고민"이라고 고충을 토로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의 한 고위관계자는 "하반기 이후 중화권의 추격이 거세지며 미래 수종사업에 대한 고민이 움트고 있는 게 사실"이라며 "돌파구를 '사람'에서 찾으려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 회장이 최근 "5~10년 후 뭘 먹고 살아야 할까 말들은 많지만 정작 무엇을 해야 할지는 선진국에서 공부하는 젊은 사람들 머리에서 나올 수밖에 없다"고 언급한 것이 이를 뒷받침한다. ▶ 국적불문, 현장 탐험 손길승 SK 회장은 지난 25일 제주 사장단회의에서 "각 분야에서 능력이 검증되고 업적이 뚜렷한 인재는 CEO가 직접 나서 확보하라"고 당부했다. SK는 이후 고급인재를 확보하기 위해 사업담당 임원과 인력담당 임원이 공동으로 해외출장에 나서고 있다. CEO들의 인력 구하기는 '전방위'란 말로 집약된다. 황창규 삼성전자 메모리사장은 미국과 유럽ㆍ일본도 모자라 최근에는 동유럽과 중국으로 사람을 찾아 나섰다. 배정충 삼성생명 사장은 14일부터 단 3명의 채용 후보자와 면담을 하기 위해 뉴욕출장에 나섰고 이수창 삼성화재 사장도 14일 오후 독일인 재보험전문가를 만나기 위해 싱가포르로 날아가 16일 새벽 돌아왔다. LG가 시카고에서 화학ㆍ전자ㆍCNSㆍ카드 등 4개사 임원을 참석시킨 가운데 100명의 유학생을 선발하고 현대차 미국법인인 현대모터아메리카가 GMㆍ포드ㆍ크라이슬러 등 '빅3' 출신 외국인 인력에 대한 본격 채용에 나선 것도 대기업들의 인재확보를 위한 불꽃각축의 일면이다. 두산그룹은 창사 후 처음으로 CEO(박용만 전략기획본부 사장)가 직접 나서 채용설명회를 실시했다. ▶ 양대 테마, 글로벌ㆍ연구개발(R&D) 올들어 진행 중인 그룹들의 인재확보전은 크게 두 가지로 압축된다. 기업들은 인재확보의 최우선을 글로벌화에 두고 있다. 삼성은 미국ㆍ일본ㆍ유럽ㆍ중국 등 해외 주요거점에 연구소 설립을 확대, 거주지를 떠나기 싫어하는 현지 우수인력의 채용을 늘리고 있다. 현대차는 매년 180명씩 5년 동안 900명의 글로벌 전문가를 키울 방침이다. 또 하나의 테마는 R&D다. LG전자는 올 하반기 뽑는 1,500명 중 75% 이상을 R&D 인력으로 채울 계획이다. 여타 기업들도 R&D 인력확보에는 '실탄(자금)'을 아끼지 않고 있다 김영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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