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동경 세계 금융중심지 옛 영화 되찾는다

◎90년대 일 외면 외국업체 속속복귀/외환거래 자유화 등 규제 철폐따라동경이 세계 금융센터로서의 명성을 회복하고 있다. 90년대초 거품경제의 붕괴로 일본을 줄지어 떠났던 외국 금융기관들의 일본 복귀가 속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을 외면했던 외국금융기관들을 다시 부르고 있는 결정적인 요인은 현재 진행되고 있는 일본 정부의 금융개혁조치. 외국 금융기관들의 발목을 잡았던 각종 규제들이 사라질 것이 확실시됨에 따라 일본은 세계 금융시장의 중심축으로의 성장 가능성을 평가받게 된 것이다. 지난달에 단행된 외환거래 전면자유화조치는 외국금융기관들에 일본의 변신을 피부로 느끼게 하고 있다. 이들이 오는 7월에 반환되는 홍콩의 외환·채권 전문팀을 대거 동경으로 옮기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현지 금융규제 완화로 과거 폐쇄적이던 일본 연기금들은 외국 투자은행과 적극 손을 잡고 있다. 약 22조엔을 관리하고 있는 일정부연기금은 최초로 골드만 삭스와 모건 스탠리에 자산운용을 위탁했다. 외국금융기관들은 기관투자가뿐 아니라 일반 투자가들도 적극 공략하고 있다. 영국의 BZW증권은 일본내 채권거래팀을 강화하기 위해 3백10억엔을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개인투자자들의 미 국채, 신흥시장 채권 등에 대한 관심이 부쩍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기업인수·합병(M&A) 중개시장도 외국기관들이 눈독을 들이고 있는 곳. 체이스 맨해튼 은행은 이스트만 코닥이 일본 카메라메이커 치논 산업을 1천4백90만달러에 인수하는 것을 중개했다. 체이스 맨해튼은 지난해 2건의 M&A를 성사시킨데 이어 올해는 5건을 목표로 하고 있다. 금융개혁과 함께 부동산가격의 하락도 외국기관의 일본 쇄도를 가속화시키고 있다. 일본 부동산회사 나이트 프랭크에 따르면 93년 이래 부동산가격이 홍콩과 싱가포르의 경우 2배 뛴 반면 동경은 65% 하락했다. 동경의 사무실임대료는 홍콩의 절반 수준이다. 외국금융기관의 복귀행진에 대해 금융기법이 여타 선진국에 비해 뒤떨어져 있는 일본 금융기관들은 시장잠식을 우려하고 있다. 일본정부의 빅뱅 추진은 외국금융기관의 활동공간을 대폭 넓힐 전망이다. 일대장성은 이미 외국금융기관에 대해 최초로 일본 금융기관의 부실채권을 인수토록 하는 획기적 조치를 취했다.<이병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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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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