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회창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와 노무현 민주당 대통령 후보가 1일 각각 울산ㆍ제주와 부산ㆍ경남지역 지방선거 지원유세를 통해 '부패정권 심판'과 '정정당당한 盧-昌대결'을 역설했다.이 후보는 민주노동당 후보의 선전으로 '이상기류'를 보이고 있는 울산과 박빙의 싸움을 계속하는 제주도를 잇따라 방문, 지원유세를 펼쳤다. 울산은 민주노동당 송철호 시장후보가 각종 여론조사에서 한나라당 박맹우 후보를 앞서고 있어 이곳에서 패할 경우 이 후보로서는 타격을 입을수밖에 없는 곳이고 제주도는 한나라당 신구범 후보와 민주당 우근민 후보가 세번째 숙명의 대결을 펼치고 있는 곳으로 지역색이 강하지 않은 제주선거 승리를 통해 승수(勝數)를 쌓으려는 포석이라 할 수 있다.
이 후보는 울산유세에서 "이 정권이 서민정권을 자처하고 있지만 빈부격차는 올해들어 최대로 벌어지고 있고, 실업자들이 거리를 헤매고 있을 때 권력실세들은 돈을 받고 있었다"며 "이번 선거에서 부패정권을 심판해 달라"고 호소했다.
이 후보는 부산과 경남 김해를 방문, 이번 지방선거 최대의 전략요충지 가운데 하나인 PK(부산ㆍ경남)공략에 가속도를 붙였다. 노 후보는 이날 오후 김태랑 최고위원 등과 함께 김해시 연지공원에서 열린 김두관 경남지사 후보의 정당연설회에 참석, 한나라당 이 후보의 '부패정권 심판론'에 대해 '역(逆)심판론'을 제기하며 공세적인 유세를 계속했다.
노 후보는 "총풍, 세풍, 안풍 등 각종 부패 '풍'에 걸치지 않은 곳이 없는 이회창 후보는 부패정권 심판을 말할 자격이 없다"며 "부패구조를 청산하는 일은 노무현과 국민이 할 수 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선거는 과거에 대한 심판의 의미도 있지만 미래에 대해 얘기하고 앞으로 나아갈 길을 선택하는 일"이라며 "김대중 대통령과 자제들을 붙들고 반사이익만 챙길 것이 아니라 이회창과 노무현이 정정당당하게 대결하자"며 '盧-昌대결'을 강조했다. 이어 노 후보는 부산 롯데백화점 동래지점 앞에서 열린 한이헌 부산시장 후보의 정당연설회에 참석, "호남당이라고 배척했던 민주당에서 영남사람인 내가 대통령 후보가 됐다"며 "부산시장 선거에서 민주당이 이기면 연말 대선은 그냥 가는 것이며, 나를 위해서라도 부산시장 선거는 반드시 이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구동본기자
김홍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