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한미 FTA 비준 여야 지도부가 나서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 동의안이 국회에 제출된 지 거의 반년 만인 13일 국회 통일외교통상위원회에 상정됐다. 이나마도 민노당 의원들의 농성으로 회의장 변경 등의 우여곡절을 겪어야만 했다. 이는 한미 FTA 비준안 처리에 대한 정치권의 무책임을 상징적으로 말해준다. 뒤늦었지만 현직 대통령과 여야당 지도부는 비준안의 소관 상임위 상정을 계기로 2월 국회에서 처리되도록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그동안 노무현 대통령,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 여야당 지도부는 한결같이 한미 FTA 비준안을 조속히 처리해야 한다고 하면서도 말뿐이었다. 재임 중 협상을 매듭지은 노 대통령이 결자해지의 자세로 나설 법한데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이 당선인은 새 정부 출범에 관심이 쏠려 있고 여야당 지도부는 오는 4월 총선을 의식해 애써 외면하고 있는 실정이다. 현상황이라면 2월 국회 처리도 기대하기 어렵다. 소관 상임위 상정도 여론의 비판에 마지못해 한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이 당선인과 여야당 지도부가 나서 의원을 설득하는 등 돌파구를 마련할 수밖에 없다. 서로 눈치보고 책임을 떠넘기면 한미 FTA 비준은 다시 표류하게 된다. 이렇게 되면 한미 FTA의 조기 비준으로 미국을 압박할 수 있는 기회를 놓치게 된다. 보호무역 성향이 강한 미국 민주당이 한미 FTA의 손질을 벼르고 있음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2월 국회 처리를 놓치면 18대 국회가 구성될 때까지 기다려야 할 가능성이 높다. 경제가 어려운 때 한미 FTA 비준은 우리에게 절박한 사항이다. 쇠고기 수입 문제가 걸림돌이라면 적극적으로 해결에 나서야 한다. 서로 책임지지 않으려고 하면 작은 것을 지키려다 큰 것을 잃는 우를 범하게 된다. 비준이 무산되면 한미관계 손상은 피할 수 없다. 현재 한국 제품은 미국에서 저가의 중국 제품과 기술력의 일본 제품 사이에 끼여 경쟁력을 잃어가는 안타까운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 한미 FTA는 우리 제품의 경쟁력 회복 등 긍정적인 효과가 큰 만큼 우리 경제 도약의 새로운 디딤돌이 될 수 있다. 새 정부가 한미 FTA 비준안의 2월 처리와 함께 출범하도록 여야 지도부가 정치력을 발휘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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