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외환시장 패닉] 3분기 결산 자금수요 집중

연말엔 조달금리 두배 넘을듯


‘글로벌 자금시장의 조달금리 기준인 리보(Libor)는 치솟았으며 머니마켓펀드(MMF), 기업어음(CP) 등 단기자금시장은 꽁꽁 얼어붙었다.’ 금융사 및 기업들의 자금수요가 몰리는 3ㆍ4분기 말을 앞두고 있다 보니 사상 최대 규모인 7,000억달러의 구제금융법안이 합의됐음에도 국제 금융시장의 유동성 위기가 진정되지 않는 모습이다. 자금시장의 상황이 개선되지 않는 한 기업들은 유동성 압박으로 신규투자가 제한되고 실물경제 회복도 더욱 더뎌질 것으로 보인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29일 금융회사들이 자금시장에서 현금을 조달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은행들의 유동성 위기가 올해 말까지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리먼브러더스의 파산보호 신청 이후 은행들은 기존보다 더 높은 가산금리(스프레드)를 지급하고도 자금을 구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 특히 기업과 금융회사의 자금수요가 집중되는 3ㆍ4분기 말 결산을 며칠 앞두고 3개월 만기 리보 등 단기시장의 금리는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고 있다. 3개월 달러 리보는 지난주 말 3.76%를 기록했다. 9월 중순 2.81%에서 불과 보름 만에 0.95%포인트 급등했다. 외환중개 기관인 아이캡의 돈 스미스 이코노미스트는 “3개월 만기 리보의 움직임은 전통적으로 자금사정이 가장 빡빡한 연말까지 시장의 사정이 나아지지 않을 것임을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하루짜리 오버나이트 리보 역시 단기자금시장의 상황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지난주 말 오버나이트 달러 리보는 2.31%, 파운드 리보는 5.0%, 유로 리보는 4.06%를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오버나이트 달러 리보가 올해 말까지 12%, 파운드 리보가 10%, 유로 리보가 7.7%까지 치솟을 것으로 내다봤다. 지금보다도 시중금리 조달비용이 두배 이상 치솟을 것이라는 예상이다. 마이클 콜허티 BOA증권 투자전략가는 “리보는 신용의 문제가 아니라 재무제표와 자금의 문제”라고 말했다. 조달금리가 뛰면서 기업과 금융기관의 재무제표와 자금사정이 더 악화될 수 있음을 지적한 것이다. 일부 트레이더들은 자금시장의 경색이 우선 3ㆍ4분기 말인 이달 말 집중될 것으로 내다봤다. 3ㆍ4분기 말은 연말만큼 자금시장의 압박이 심화되는 시기다. 자금시장 상황의 악화로 리보와 미 국채(TB)의 스프레드를 보여주는 TED스프레드는 2.94%를 기록, 지난 1982년 이후 가장 큰 폭으로 벌어졌다. TED 스프레드는 3주 전만 해도 1.04%에 불과했다. RBS그리니치캐피털의 피델로 타타 파생상품 전략가는 “(분기 말을 앞두고) 달러 리보가 하루에 0.20~0.25%포인트가량 단기 급등하며 금융시장에 더 많은 고통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리보가 단기 급등하면서 기업 및 은행들의 단기자금 조달 창구인 머니마켓펀드(MMF) 시장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MMF시장에서는 24일 현재 한주간 148억달러가 빠져나가는 등 최근 3주 동안 1,877억달러의 자금이 빠져나갔다. 클레버트펀드의 스티브 반 오더 채권전략가는 “자금시장의 경색이 심화되고 있다”며 “은행들은 서로 돈을 빌려주기를 꺼리고 있으며 CP 시장은 정지상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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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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