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불안감 높아가는데 정치권은 싸움만 하나

'빨치산' 발언 파문 당리당략 맞물려정치권이 시급한 민생ㆍ경제현안 처리를 외면한 채 대권을 목표로 정쟁을 통한 기세싸움에만 몰두하고 있다. 이에 따라 월드컵대회의 성공적 개최를 통해 모처럼 분출된 국민화합의 에너지를 경제 재도약의 계기로 삼아 '경제4강' '경제8강'에 진입하자는 희망의 목소리는 오간 데 없고 '미국발(發) 경제위기'의 먹구름이 몰려오고 있다. 국회는 23일 본회의를 열고 경제 분야 대정부질문을 벌일 예정이었으나 이규택 한나라당 원내총무의 '빨치산' 발언파문으로 한나라당과 민주당이 대립, 파행으로 이어졌다. 한나라당과 민주당은 전날의 정치 및 외교ㆍ안보ㆍ통일 분야 국회 대정부질문과 지난 18ㆍ19일의 국회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도 대통령 친인척과 이회창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의 비리의혹을 둘러싸고 위험수위를 넘는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국회는 이에 앞서 5월30일부터 16대 후반기가 시작됐으나 원을 구성하지 못하고 6ㆍ13지방선거를 전후해 무려 한달 이상 '식물국회' 상태로 허송세월을 했다. 8일 겨우 원 구성에 합의, 15일부터 본격 가동된 국회(제232회 임시회)에는 23일 현재 법률안 553건을 포함해 모두 610개 안건이 계류돼 있다. 계류 법률안 가운데 한나라당과 민주당이 해당 국회 상임위에서 의견일치를 보고 국회 법사위의 법률체계 및 자구심사와 본회의 처리만 남겨둔 안건만도 부동산 투기과열지구 내 전매 또는 전매알선을 금지한 주택건설촉진법 개정안 등 19건이나 된다. 또 대부업 등록 및 금융이용자보호법안과 예금보험기금채권 차환발행 동의안 등은 국회 상임위간 마찰, 각 정당간 이해대립 등으로 6개월 이상 처리가 지연되고 있다. 이에 따라 정부 정책운영에 차질이 빚어지는 한편 국가신인도 추락 및 예보채 금리상승 우려, 사채이용자 피해 속출, 부동산가격 상승 움직임 등이 나타나고 있다. 이해당사자간의 갈등을 조정하고 화합을 이끌어내야 할 정치권이 최근 이처럼 당리당략에 따른 극한대결을 벌이면서 오히려 분열과 대립을 조장하고 있는 것은 16대 대통령 선거(12월19일)가 다가오고 있기 때문이라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특히 8ㆍ8재보선 후보등록 첫날인 23일 국회가 파행된 것은 한나라당과 민주당이 8ㆍ8재보선을 12월 대선의 전초전으로 보고 사활을 건 총력전을 펼치는 과정에서 비롯됐다는 시각도 있다. 이에 따라 생산적인 국회의 모습을 되찾기 위해서는 정치가 철저하게 원내 중심으로 이뤄질 필요가 있다는 게 중론이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지금처럼 당론이 당리당략에 휘둘리고 당론이 국회의원 활동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상황에서 생산적인 국회운영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며 "국회운영과 정당운영을 철저히 분리해 지나치게 당론에 의존하는 정치관행에서 탈피해야 한다"고 말했다. 구동본기자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