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실리콘' 이용 유방성형 부활할 듯

美 FDA 승인 임박…유럽ㆍ일본 유방성형의 90% 차지<br>FDA 승인되면 한국도 사용 허가 가능성

터지거나 새는 등의 부작용 때문에 지난 13년간 사용이 규제돼 온 실리콘 보형물이 다시 유방성형에 사용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이고있다. 1일 의료계와 미국 식품의약국(FDA) 등에 따르면 FDA는 `멘토(Mentor)'사의 유방성형용 실리콘 보형물에 대해 FDA 자문단(premarket committee)이 제출한 안전성보고서를 받아들여 미국시장에서 실리콘 보형물 시판 허용을 검토키로 했다. 이번에 심사대상이 된 실리콘 보형물은 고체 상태의 실리콘을 이용한 `코히시브젤(메모리젤)' 제품으로 지난 3년간 여성 400여명을 대상으로 한 실험 결과 터질 확률이 1.4%에 그쳤으며 10년까지는 별 문제 없이 사용할 수 있는 것으로 평가됐다. FDA는 제품 시판 조건으로 ▲제조사는 환자들에게 실리콘 파열 가능성이 있음을 주지시킬 것 ▲자격증을 가진 성형외과 의사들에게만 판매할 것 ▲제조사는 실리콘상태의 변화를 파악해 좀더 구체적인 파열률을 도출할 것 등을 제시했다. 보통 유방성형에 사용되는 실리콘은 크게 액체와 고체로 나뉜다. 지난 1991년 이전에 사용된 액상 실리콘젤은 꿀처럼 끈적끈적한 물질로 돼 있어 보형물의 겉이 손상되면 이 물질이 인체 내에 퍼지면서 인체조직과 결합하는 등의 문제가 있었다. 특히 당시 판매됐던 액상 실리콘 팩의 경우는 수술부위가 딱딱해지고 통증이 유발되는 것은 물론 심지어 피부괴사나 관절염 등의 부작용을 가져온다는 주장이 제기돼 거액의 소송이 진행되고 업체가 파산하는 등 사회적으로 큰 논란을 빚었다. 이 같은 주장에 대해 이후 인체 유해성 여부를 조사한 미국 의학연구소 실리콘분과위원회에서는 상당부분의 유해성 주장이 근거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는 보고서를 내놓기도 했다. 액상 실리콘젤에 비해 1993년 이후에 개발된 고체 실리콘젤은 마치 `메밀묵'처럼 일정한 형상을 이루고 있어 파열 위험성이 적고 찢어져도 인체 내에 퍼질 염려가없다는 점 때문에 액상 실리콘을 대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돼 왔다. 이 고체 실리콘젤이 바로 이번에 승인을 앞둔 `코히시브젤(메모리젤)'이다. 현재 코히시브젤은 전세계 유방성형 보형물 수술물량 중 80%를 점유하고 있는것으로 분석되고 있으며 나머지 식염수 사용량은 20%에 그치고 있다. 코히시브젤 사용이 허가된 유럽연합과 일본의 경우는 보형물 시장의 90% 이상을 이 제품이 점유하고 있다. 미국의 경우는 코히시브젤이 새롭게 개발된 이후 유방절제 수술이나 연구 목적등에만 제한적으로 사용을 허가해왔다. 한국은 미국보다 더 규제가 심해 연구용으로도 사용을 허가하지 않은 상태다. 하지만 한국에서도 이미 코히시브젤로 유방을 성형하는 환자가 30%를 넘고 있는상황에서 만약 FDA에서 제품이 허가될 경우 국내서도 이 보형물을 이용한 유방성형이 합법화 될 것으로 의료계는 보고 있다. 도나-비 틸먼 FDA 의료장치평가실장은 언론과의 회견에서 "이번 FDA의 조치는이제껏 남아있던 문제들이 해결됨으로써 실리콘 상품의 일반화가 임박했다는 것을의미한다"고 말해 코히시브젤의 판매 가능성을 밝게 했다. 한 성형외과 전문의는 "현재 유방성형에 사용되고 있는 식염수는 촉감이 너무나쁠 뿐 아니라 한국여성처럼 마르고 피하지방층이 얇은 환자에게는 적합치 않다"면서 "실제 식염수를 넣은 환자의 상당수가 결국 보형물을 제거하거나 재수술을 받는상황"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성형외과 전문의도 "현재 코히시브젤이 불법인 나라는 미국, 한국, 대만뿐인데 미국이 허가한다면 국내에서도 FDA 규정을 준수하게 될 것"이라며 "불법인줄 알면서도 환자와 의사가 왜 코히시브젤을 원하는지를 고려할 때"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김길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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