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증폭되는 금융불안 방치해도 괜찮나

국내외 금융시장이 패닉(심리적 공황상태)에 빠져드는 듯한 모습이다. 미국의 경기둔화와 유가급등, 중국발 인플레이션 등으로 글로벌 주가는 연일 급락 아니면 급등하는 불안한 양상을 보이고 있고 달러약세는 어디서 그칠지 짐작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글로벌 저금리와 자산가치 상승의 디딤돌이었던 엔캐리 트레이드 자금은 달러약세로 청산이 늘면서 주요국 금리상승을 촉발하고 있다. 국제금융시장은 그야말로 한치 앞을 예측하기 어려운 혼돈에 빠져들고 있다. 국제금융시장의 불안은 국내시장에 곧바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주식시장을 비롯해 채권ㆍ외환시장 모두 격랑에 휩싸여 있다. 2,000포인트를 넘었던 코스피지수는 연일 곤두박질치며 지난 며칠 새 무려 10%나 떨어졌다. 주가가 떨어지면 대체로 채권 값이 오르게 마련인데 오히려 떨어지는 기현상도 빚어지고 있다. 한때 넘치는 달러를 주체하지 못했던 외환시장에서도 달러자금이 부족해 아우성이다. 글로벌 금융위기는 당분간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 헨리 폴슨 미 재무장관은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의 피해가 올해보다 내년에 훨씬 더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는 지난 10월 의사록에서 현재의 경제상황을 ‘위기일발’이라고 진단하고 내년 경제성장률도 하향 조정했다. 금융불안은 세계적인 현상으로 비단 우리만 겪는 일은 아니다. 그러나 지난 며칠간의 상황에서 봤듯이 외부 충격에 유달리 약하고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같은 충격을 받았는데도 국내 주가는 아시아 주요국 증시에 비해 하락폭이 두 배나 컸고 외국인투자자금의 해외 유출액도 더 많았다. 그러나 우리 당국의 대응은 다소 안이하다. 금융시장이 요동치는데도 정책당국에서는 이렇다 할 반응이나 대책을 내놓지 않고 있다. 세계 각국이 금융불안을 잠재우기 위해 다각적인 방안을 모색하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국내 민간연구소들은 금융불안이 계속될 경우 실물경제에 타격을 줘 내년 경제가 크게 후퇴할 것으로 보고 있다. 안이하게 대응하다 일이 커진 뒤 우왕좌왕하는 일이 없도록 글로벌 금융불안 충격을 최소화할 수 있는 정책적 노력을 강화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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