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재판 항소심을 맡고 있는 서울고등법원 형사1부의 서기석 부장판사가 무뚝뚝한 카리스마로 재판을 진행해 주목받고 있다. 서 부장판사는 특유의 경상도 말투로 증인에게 불호령을 내리는가 하면 송곳 같은 질문을 던져 변호인조차 당황하게 만들고 있다.
두 번째 공판이 열렸던 지난달 29일 재판에서 증인으로 나온 삼성 에버랜드 경영관리팀 직원 박모씨는 서 부장판사로부터 꾸중을 들었다. 박씨가 ‘에버랜드 전환사채(CB) 청약 안내서가 조작된 것 아냐냐’는 취지의 특검측 심문에 여러 차례 머뭇거리자 “증인, 모르면 모른다고 해요. 뭐 때문에 그러는가는 모르겠는데 억지로 변명하려고 하니깐 말을 못하고 말이 길어지는 거잖소”라는 불호령이 떨어진 것.
지난 25일 첫 공판에서는 변호인측이 꾸지람을 들어야 했다. 변호인측은 “삼성SDS 신주인수권부사채(BW)의 적정가 산정과정에 상속 및 증여세법(상증법)상 보충적 평가방법을 적용한 것은 균형성과 신뢰성, 객관성, 일반성을 갖춘 방법”이라고 특검의 주장을 반박했다.
그러자 서 부장판사는 변호사의 말을 끊고 “그렇게 일반적이고 좋은 방법이라면 에버랜드 CB 발행 때는 왜 적용하지 않았느냐”며 되물었고, 변호인은 당황한 나머지 한동안 답변을 찾지 못했다. 변호인은 뒤늦게 “발언에 오해가 있었다. 당시 경영진들의 이 방법 채택의 비난가능성이 그만큼 낮다는 의미였다”며 수습에 나서야 했다.
이처럼 그동안 두 차례 열린 삼성 재판에서 서 부장판사는 경상도 사투리와 무뚝뚝함이 어우러진 특유의 카리스마를 뿜어냈다.
화이트 칼라 범죄에 엄격한 인물로 평가 받고 있는 그가 이번 항소심에서 어떤 판결을 내릴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