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유가로 인한 세계경제 둔화로 경제회복에 먹구름이 가득한 가운데 눈코뜰새 바쁜 나날을 보냈던 경제부처 장관들이 잇따라 휴가를 떠난다.
3∼5일의 짧은 휴가일정을 잡은 경제장관들은 집에 머물면서 독서를 할 계획인가 하면, 휴가를 떠나서도 하반기 경제살리기에 힘을 보태기 위해 강연에 나설 예정이라 휴가중에도 부담을 지우지 못하는 분위기다.
휴가를 정해놓고도 계속 해당기간 일정이 잡혀 휴가 엄두를 못내는 장관들도 있다.
12일 관계부처에 따르면 경제수장인 한덕수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오는27일부터 31일까지 가족과 함께 제주도에 머물며 바닷바람을 쐴 계획이다.
하지만 갈수록 악화되는 대외여건과 좀처럼 살아나지 않는 기업들의 투자에 어깨가 무거운 한 부총리는 휴가기간 중인 28일 제주도에서 열리는 전국경제인연합회주최 세미나에 참석해 하반기 경제운용방향에 대해 강연할 계획이다.
강철규 공정거래위원장은 25∼28일 서울 반포 집에서 가족과 함께 역사, 예술등 평소 미뤄뒀던 분야의 독서를 하며 조용한 휴가를 보낼 계획이다.
다음달 3∼5일 휴가를 예정하고 있는 박홍수 농림부장관은 고향인 남해로 내려갈 예정이지만 이 기간 농민단체 일정이 몰려 있어 실제로 휴가를 갈 수 있을지는아직 모른다.
부동산 대책으로 연일 골치가 아픈 추병직 건설교통부 장관도 내달 1∼5일 휴가일정을 잡아놨다. 그러나 8월말 국민의 관심이 쏠려있는 부동산 대책 발표를 앞두고있어 휴가를 실제로 갈 수 있을지 불확실하다고 건교부 관계자는 전했다.
변양균 기획예산처 장관은 28∼29일 휴가에 주말을 붙여 지리산 종주를 떠날 계획이다.
매년 7,8월은 예산편성 시즌이라 휴가는 엄두도 내지 못했지만 지난해 도입된톱다운(총액배분 자율편성) 제도가 시행되면서 이 시기에 몰렸던 업무부담이 줄었다는 것이 예산처의 설명이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장관들이 일년에 한번있는 꿀맛같은 휴가를 즐길 수 없을정도로 각박한 게 우리 경제의 현실"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이 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