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중국] 국영기업 해외상장 러시

중국내 초대형 국영기업들이 앞다퉈 해외증시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중국 2위의 정보통신회사인 차이나 유나이티드 커뮤니케이션스사를 비롯 중국 최대의 정유 및 유전탐사 회사인 차이나 페트로케미컬사(SINOPEC)와 차이나 내셔널 페트롤륨사(CNPC), 3위 석유업체인 차이나 내셔널 오프쇼 오일사(CNOOC) 등 내로라하는 국영기업들이 경쟁적으로 해외 상장을 서두르고 있다. 빠르면 연내, 늦어도 2년내 상장한다는 것이 이들의 목표이고, 상장 대상 증시도 뉴욕 증시나 1국 2체제로 운영되는 역외 증권시장인 홍콩 증시가 주류를 이루고 있다. 특히 뉴욕증시 상장을 추진중인 SINOPEC과 CNPC의 상장이 이뤄지면 이들은 중국기업 상장 역사에 새로운 이정표를 세우게 된다. 이들 업체들의 기업가치가 각각 250억~300억달러에 육박, 지금까지 최대 상장업체인 차이나 텔레콤의 상장 규모를 크게 초월하게 된다. 2년전 홍콩증시에 상장된 차이나 텔레콤의 당시 상장 규모는 39억달러였다. CNPC는 현재 골드만 삭스를, SINOPEC은 모건 스탠리를 주간사로 해외증시 상장작업을 벌이고 있다. 이들 초대형 국영기업들이 이처럼 해외상장을 서두르고 있는 것은 뉴욕 등 해외증시의 활황세에 힘입어 상장과 함께 대규모 자금조달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것은 단순히 외면적인 이유에 불과하다. 그 이면을 들여보면 중국 정부의 강력한 구조개혁 의지가 담겨 있다. 중국 정부는 이들 국영기업들에게 강력히 해외상장을 권유하고 있다. 이들 기업 입장에선 사실상 「압력」이나 마찬가지다. 중국 정부의 상장 요구는 국채 발행과 재정지출 확대로 둔화되는 경제성장률을 일시적으로 끌어올릴 수는 있지만 장기적인 성장을 보장받을 수 없다는 인식에서 비롯됐다. 중국의 경제성장을 견인하고 있는 이들 초대형 국영기업들의 체질이 개선되어야만 지속적인 고도성장을 이뤄낼 수 있다는 것이 정책 당국자들의 판단이다. 국영기업들이 상장을 통해 자금을 조달, 구조조정을 단행하고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는 것이다. 여기에는 또 추락한 중국 주식의 인기를 다시 되살리겠다는 복안도 숨겨져있다. 지난 90년대초에도 중국기업들의 국내외 증시 상장이 붐을 이뤘고, 해외투자자들이 경쟁적으로 중국 주식을 사들였다. 그러나 당시에는 초대형 국영기업들이 상장기업에서 빠져 있었고, 아시아 환란 위기와 중국의 성장률 둔화 등으로 중국기업 주가가 폭락하면서 투자자들도 등을 돌렸다. 따라서 1~2년내 초대형 국영기업들을 대거 해외에 상장시켜 투자자들 사이에 다시 「중국주식 사자 열풍」을 불러 일으키겠다는 속셈이다. /이용택 기자 YTLEE@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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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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