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관이 움직인다] 투신·증권
호재 줄줄이…영향력 훨씬 커질듯적립식펀드 활성화·규제완화등 여건 호조기관내 비중 30%…외국인 견제세력 가능성
“올해는 적립식 펀드 활성화와 증권산업 규제완화 등 호재들이 줄줄이 대기하고 있어서 증시에 미치는 영향력이 지난해보다는 훨씬 더 커질 것입니다.” (정윤식 대투운용 주식투자전략팀장)
투신과 증권은 시가총액 기준으로 2003년 말 현재 각각 4.58%, 0.66%의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 이들의 보유주식 규모는 아직 외국인에 비해 적은 편이지만 전체 국내 기관의 30%가 넘어 시장에 미치는 힘이 막강하다.
올해는 특히 연기금 주식투자 확대와 퇴직연금제 도입 등 규제 완화가 추진되는 데다 적립식 펀드 인기로 증시로의 자금 유입이 빨라지고 있어서 이들의 영향력은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증시로의 자금유입이 본격화될 경우 투신ㆍ증권은 그동안 국내 증시를 좌지우지해 온 외국인들을 견제할 수 있는 세력으로 등장할 가능성도 있다.
증권의 경우는 한투ㆍ대투ㆍ푸르덴셜 등 일부를 제외한 대부분이 고유 계정을 줄이면서 증시 투입 비중이 투신의 10%를 밑돌 정도로 증시 파급력은 투신에 크게 못 미치는 실정. 하지만 증시 활황으로 수익 호전이 예상되자 ‘실탄’ 투입을 더 늘릴 조짐이다.
특히 국내 자산운용업계의 선두 주자인 한국투자신탁운용과 대한투자신탁운용은 올 한해 투신ㆍ증권의 역할론에 힘을 불어넣을 것으로 전망된다.
자산운용협회에 따르면 대투운용과 한투운용의 지난 5일 기준 수탁고는 각각 22조4,000억원, 20조4,110억원으로 수위를 다투고 있다. 전체 자산운용업계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각각 11.54%, 10.80%. 물론 확정 금리를 제공하는 신탁형 상품(한투 운용 2조7,120억원, 대투운용 2조4,850억원)을 뺄 경우 삼성투신운용이 22조3,410억원으로 1위가 되고, 푸르덴셜운용은 13조4,430억원으로 ‘빅4’에 들어간다.
지난해에는 채권 강세가 두드러지면서 전반적으로 주식형 펀드(대투운용 ▦2003년 1조3,053억원 ▦2004년 4,372억원)의 수탁고가 눈에 띄게 줄었지만, 올해는 활황 장세가 점쳐지면서 다시 증시로의 자금 비중이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정재열 한투운용 차장은 “주식 투자 비중이 늘기 위해서는 내수 회복기에 시중 자금이 주식형 펀드로 들어와야 한다”며 “지난 10월부터 자금 유입이 늘기 시작해 올 하반기부터 자금 유입이 본격화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국펀드평가가 내놓은 지난해 한투운용과 대투운용의 주식형 펀드 수익률은 각각 6.02%와 7.32%다. 상승 장이었던 지난 2003년 수익률(35%전후)에는 크게 못 미치지만, 은행권 금리보다는 2~3%높은 양호한 수준이다. 채권형 펀드는 한투운용이 5.76%, 대투운용이 7.07%를, 삼성투신운용의 경우는 주식형이 8.01%, 채권형이 5.77%를 기록했다.
특히 한투운용은 상품분류를 종전의 성장형ㆍ안정성장형ㆍ안정형에서 성장형ㆍ가치형ㆍ혼합형 등으로 새로이 하고, 대투운용은 해외투자펀드와 시스템 펀드 개발에 나서는 등 자금 유치를 위한 내부 정비와 노력에도 힘쓰고 있다.
이상훈 기자 shlee@sed.co.kr
입력시간 : 2005-01-10 18: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