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배:1/날씨(이야기 산업)

◎기온 높으면 벼·밀 풍작 이동량 줄어 불황/기온 낮아지면 석유소비증가 발주량 늘어「날씨산업」이란 용어가 요즘들어 주목을 끌고 있다. 날씨와 여러가지 산업이 매우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는데 그 중요성이 점점 커지면서 나온 말이다. 예를 들어보자. 요즘은 초가을인데도 평균기온이 예년보다 높아 캔음료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 이는 철강회사의 경기에도 영향을 미친다. 유리그릇은 섭씨 18도에서 가장 잘 팔리고, 반팔셔츠는 19도, 에어컨은 20도, 파라솔과 수박은 27도가 되면 판매량이 급증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항공업계는 바람에 따라 운항소요시간이 달라진다. 30노트(시속 55㎞)의 역풍이 불면 평소 13시간 걸리는 뉴욕∼나리타간 운항시간이 1시간 늘어난다. 배도 어느 산업보다 날씨와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다. 우선 배를 운항하기 위해서는 태평양이나 대서양 등 항로의 기상정보가 필수적이다. 물론 운항중에도 인공위성을 통해 기상정보를 계속 받는다. 한국기상협회에 등록되어 있는 5백여 회원사 가운데 35%는 해운회사다. 정확한 기상정보가 안전운항에 절대적인 역할을 한다는 것을 잘 설명해 준다. 날씨와 배의 건조는 별 관계가 없어 보이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날씨가 추워야 배가 많이 건조된다』는 것은 정설로 돼 있다. 중위도 지방의 벼농사는 8월중 평균기온이 1도 높아지면 평년작을 웃돈다. 전세계적으로 벼나 밀이 풍년이 들면 각국간 이동물량이 줄어들어 배가 남아돌게 된다고 한다. 당연히 해운회사가 불황을 맞게 되고 조선소에 배를 추가로 건조하는 것을 유보하게 된다. 마찬가지로 겨울에 기온이 1도 낮아지면 석유 소비량은 엄청나게 늘어난다. 석유소비의 증가는 해운 시황을 호황으로 연결시켜, 선주들의 배를 발주하려는 경향은 늘어나게 된다. 배의 건조나 운항에서 빠르고 정확한 기상정보는 안전, 경영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채수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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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수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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