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기자의 눈/12월 8일] 네이버, 뉴스캐스트 재검토해야

“메인페이지에서 소수의 어젠다와 기사 항목을 뽑아내는 데 가졌던 딜레마를 극복하기 위해 저희가 편집을 하지 않겠다는 겁니다.” 지난 7월 최휘영 NHN 사장이 네이버가 오는 2009년부터 새롭게 도입할 정보유통 모델인 ‘오픈캐스트’ 발표 기자간담회장에서 한 말이다. 당시 촛불정국과 맞물려 포털사의 뉴스 편집은 그야말로 뜨거운 감자였다. 네티즌들 사이에서 네이버의 뉴스 편집이 보수 일변도라는 비판이 일었고 이에 네이버가 뉴스 편집을 더 이상 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그로부터 5개월이 흐른 11월. 다시금 기자간담회장에 나타난 최 사장은 “기술적 한계와 사용자 편의성을 위해서 뉴스캐스트(네이버 메인 화면 중앙에 위치할 뉴스 서비스)에 초기 설정되는 언론사 수를 14개로 제한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조삼모사(朝三暮四)라 했던가. 최 사장의 말대로라면 뉴스 편집을 안 하는 대신 언론사 편집을 하겠다는 셈이다. 다시 말해 그 동안 네이버가 선택한 뉴스를 이용자에게 ‘푸시’해오던 것을 그만두고 이제는 네이버가 선정한 언론사를 중심으로 기사를 노출시키겠다는 얘기다. 물론 네이버는 말한다. 이용자가 초기설정을 바꾼다면 14개 언론사 이외의 기사도 볼 수 있다고. 하지만 메뉴를 재설정해 뉴스를 보는 유저가 과연 얼마나 될까. 백번 양보해 소수의 적극적인 유저라면 선택을 통해 자신이 원하는 뉴스를 본다고 치자. 그렇다고 하더라도 14개사와 그렇지 않은 매체의 형평성 문제는 여전히 존재한다. 초기설정을 그대로 둔 사용자는 적어도 네이버가 선정한 14개사의 뉴스만 보게 되니 말이다. 더욱이 네이버는 14개사의 선정기준도 명확하게 밝히지 않았다. 논란과 파장이 우려된다는 것이 그 이유였다. 소수의 이용자 위원회에는 공개하겠다고 했지만 과정이 투명하지 못하다는 비판은 면할 수 없게 됐다. 네이버의 영향력을 부정할 사람은 없다. 그만큼 사회적 책임을 다해달라고 주문한다면, 구체적으로 네티즌들이 네이버가 선정한 14개 언론사 위주로 세상을 바라보지 않도록 해달라고 한다면 너무 무리한 요구일까. jhlim@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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