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로터리] 머리는 유럽, 가슴은 중동, 다리는 아프리카

한반도의 10배에 달하는 238만 평방킬로미터의 영토와 3,320만명의 인구를 가진 아프리카의 자원ㆍ에너지 부국 알제리가 우리에게 가깝게 다가온 것은 비교적 최근의 일이다. 지난 90년 1월 수교로 시작된 양국간 교류는 지난해 3월 노무현 대통령의 알제리 국빈방문을 계기로 중대한 전환점을 맞이하게 됐다. 알제리는 석유수출을 통해 연간 200억~300억달러의 무역수지 흑자를 올리고 있고 이를 활용해 경제성장을 일으킬 모델 국가를 찾고 있었던 반면 우리나라는 아프리카 내 자원·에너지 확보 및 시장진출을 위한 협력 파트너를 찾고 있었기에 양국 정상간 ‘전략적 동반자 관계’ 선언은 상호 윈윈(Win-Win)하는 필연적 결과라 하겠다. 이후 양국은 민관합동 경제협력 태스크포스(TF)를 설치해 체계적인 협력을 추진한 결과 지난해 교역액은 두 배로 늘었고 한국기업의 알제리 지사설립과 투자가 크게 늘고 있다. 유럽과 남아프리카를 잇는 알제리에 우리 기업의 교두보가 착실히 구축되고 있는 것이다. 알제리가 속한 마그레브 지역을 ‘머리는 유럽을 향하고, 가슴은 이슬람에 있으며, 다리는 아프리카에 있다’고 한다. 이는 알제리의 문화적 다양성에 관한 표현인데 유럽의 시장, 중동의 오일머니, 아프리카의 자원이 교차되는 알제리의 경제적 중요성을 잘 나타내는 말이기도 하다. 사회주의에서 자본주의로 전환하고 있는 체제전환국이 흔히 그러하듯 알제리도 대통령을 비롯한 고위 관료의 영향력이 매우 커 우리 민간기업이 독자적으로 진출하기에는 어려운 나라로 인식되고 있다. 따라서 민간영역에 해당하는 비즈니스 관계도 어떤 경우에는 정부간 협의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더욱 효과적이어서 정부는 민관합동 TF를 통해 개별 기업의 비즈니스 현안까지도 정부간 협의 의제로 삼아 밀착지원을 하고 있다. 지난해가 알제리와 경제협력의 원년이었고 양국간 동반자관계를 위한 토대를 마련한 한해였다고 한다면 올해는 이러한 토대를 바탕으로 구체적 성과를 거두어야 할 단계로 정부는 기업의 성과사업을 중심으로 지원을 더욱 강화해나갈 것이다. 알제리는 더 이상 미지의 나라가 아닌 우리의 전략적 경제협력 동반자라는 것을 강조하며 이머징마켓으로 떠오르고 있는 알제리에 기업인이 많은 관심을 갖고 새로운 블루오션을 찾는 노력과 혜안이 요청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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