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인터뷰] 中산둥공업미술학원 윤평수 교수

"서예 종주국서 강의 자부심 느껴"


“서예의 종주국인 중국에서 한국사람이 교수로 활약하게 돼 자부심을 느낍니다.” 3년 전 한국인으로는 처음 중국대학에 초빙받아 하이난(海南)사범대학 서예과 부교수로 활동해온 서예가 윤평수(57)씨가 오는 9월 학기부터 명문 산둥(山東)공업미술학원 초빙교수로 강단에 선다. 지난 2000년 6월 난징(南京)예술학원에서 ‘조맹부 송설체의 도입과 영향 및 조선화 과정의 연구’로 석사학위를 받은 윤씨는 고대문자인 금문(金文)과 전서(篆書) 전문가로 국내 미술대전에서 여덟차례 입상과 한차례 특선 경력이 있는 중진 서예가이다. “중국에서는 종주국이라는 자존심 때문에라도 외국인 서예가를 교수로 초빙하는 일이 거의 없다고 합니다. 중국 서단은 90% 정도가 행서와 초서를 쓰고 예서나 전서를 깊이 연구하는 사람이 적은데 제가 발탁된 것은 금문과 전서 분야에서 이론과 실기 능력을 모두 갖췄다고 평가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윤씨는 하이난사범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면서 ‘서법보(書法報)’와 같은 서예전문지, 지방지인 ‘해남일보’, 난징예술학원 학보 등에 여러 차례 소개됐고 중국사회출판사에서 발간한 학술지 ‘해남서학문집’에 자신의 논문 ‘조맹조 송설체 고려말기 전입과정’이 게재된 것이 초빙교수로 가는 데 도움이 됐다고 밝혔다. 충남 청양 출신으로 25세에 서예를 시작한 윤씨는 서울 반포에서 서예학원을 운영했으며 학문적 바탕이 부족한 것을 아쉬워해 47세에 방송통신대 중문학과에 입학해 만학의 길을 걸었다. 이어 95년 중국으로 유학을 떠나 항저우에 있는 중국미술학원, 베이징 중앙미술학원을 거쳐 난징예술학원에서 석사학위를 받았다. 그는 중국과 한국을 오가며 방송통신대와 석사과정을 동시에 마치기도 했다. 윤씨는 최근 한중교류전이라는 이름으로 서예전이 범람하는 것과 관련, “국가적 차원에서 권위 있는 작가들의 교류는 바람직하지만 일정 수준에도 미달하는 단체들이 지방 여기저기에서 무분별하게 전시를 갖는 것은 양국의 서예 발전에 도움이 되지 못한다”고 우려를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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