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유전자는 평소에 세포증식을 조절하고 있는데, 「이니세터」라는 물질에 의해서 돌연변이를 일으킨다. 거기에 「프로모터」라는 촉진물질이 작용함으로써 세포가 암으로 변하기 시작한다는 것이다.즉, 암은 두 단계를 거쳐서 증상을 나타낸다. 암이 생겨나게 하는 이니세터와 그것을 촉진시키는 프로모터의 과정을 거친다는 견해다. 이 견해는 암의 수수께끼를 푸는 데 크게 이바지하여, 오늘날 수많은 이니세터와 프로모터 물질이 발견되고 있다.
이니세터와 프로모터의 차이는 미묘하니, 한가지 전형적인 예를 들어보자. 발암물질인 벤즈피렌을 동물에게 일정량 계속해서 바라주면 암이 생긴다. 그 때 반드시 일정량이 필요하며, 적으면 암이 생기지 않는다. 그런데 극히 적은 벤즈피렌을 바르고 나서 클로톤유(油)를 바르면 대번에 암이 생긴다.
클로톤유는 혼자서는 아무리 발라도 암이 생기지 않으므로 발암물질은 아니다. 그런데 본래는 암이 안될 분량의 벤즈피렌이 암이 되도록 하므로「발암 촉진인자」 즉, 프로모터라고 하는 것이다.
벤즈피렌처럼 스스로 암을 일으키는 물질은 이니세터이다. 대체로 이니세터에 해당되는 물질은 매우 적게밖에 몸에 들어오지 않는다. 프로모터의 작용에 의해서만 암이 돼 가는 것이다. 그러니까 어느쪽이 더 무서우냐 하면, 프로모터 쪽이라고 봐야 할 것 같다.
발암물질이라고 할만한 것은 이 세상에 널려 있지만, 그 대부분은 이니세터이다. 예컨대 단백질을 가열하면 그을음에 발암물질이 생긴다. 그 물질을 쥐에게 계속해서 주면, 1~2년만에 간암이 생긴다. 그러나 그 물질을 너무 두려워 할 필요는 없다. 강력한 프로모터가 없으면 암이 생겨나지 않기 때문이다.
문제는 프로모터가 어떤 것인가에 달려 있다. 여태까지 밝혀진 것을 몇가지 들어보면 담배·술·지방·소금 등이 그렇다고 간주되고 있다. 또한 밤샘이나 지나친 피로, 강렬한 스트레스 등도 단단히 알아둬야 할 프로모터이다. 결국 예로부터 몸에 해롭다고 지적되어 온 노릇은 피하는 것이 현명한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