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경제 위기의 근본원인은 경쟁력 저하에 있고 경쟁력 저하의 원인은 고비용 저효율 구조에 있음은 더 설명이 필요없다.경쟁력 제고는 두개의 축, 곧 고비용 구조의 개선과 동시에 저효율 구조의 개선이 이뤄져야 가능하다. 그러나 지금까지 한개의 축인 고비용(고임금 고금리 고지가 고물류비 등) 구조 해소만 강조되어 왔을뿐 기업내부의 저효율 구조의 해소는 빠뜨렸거나 등한히 해왔다.
최근 정부의 경쟁력 10%높이기 운동도 고비용구조 개선에 초점이 맞춰져 추진되고 있다. 중요한 한쪽 축은 소홀히 하고 있는 것이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한일 제조업의 생산효율 비교분석 보고서는 고비용 못지않게 저효율이 경쟁력 약화의 요인임을 입증해 준다.
이 분석에 따르면 우리나라 제조업체들은 똑같은 상품을 생산하는데 일본기업의 4배가 넘는 에너지를 소비하고도 1인당 생산액은 일본의 3분의 1에 불과하다. 종합적으로 우리의 생산효율성이 일본의 80년 수준과 비슷해서 15년쯤 뒤졌다는 것이다.
이같이 생산효율성이 낮은 이유로 에너지 다소비형 구조를 들 수 있다. 같은 상품을 만들어 내는데 일본보다 3, 4배의 에너지를 소비한다. 에너지 저효율구조가 92년을 고비로 더 심화되어가고 있다.
생산설비의 기계화 자동화가 더디어 종업원 1인당 생산량이 뒤처지고 있다. 근로자 1인당 설비투자도 낮아 설비자본에 비해 노동인력이 과투입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노동비용의 증대, 생산성 저하와 무관하지 않다.
특히 연구개발투자의 인력과 기술수준의 낙후를 빼놓을 수 없다.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가 일본 3.47%, 미국 4.2%, 독일 4.3%인데 비해 우리는 겨우 2.55%에 머물러 있다. 따라서 신제품개발 설계 소재 부품생산 기술이 선진국보다 열세에 놓여있다.
이것이 우리 제조업의 경쟁력 실상인 것이다. 그럼에도 우리의 경쟁력강화 전략은 한쪽에 치우쳐 있다. 기업도 스스로의 생산활동 효율성 제고는 뒤로 미뤄놓고 고비용구조 해소만을 요구하고 있다.
이제 고비용 해소 노력과 동시에 저효율 구조의 혁파에 눈을 돌려야 할 때다. 무엇보다 국내 기업의 총비용중 70% 정도를 차지하는 원재료와 에너지 비용을 줄이는 노력부터 해야 할 것이다. 설비와 기술개발투자도 늦출 수 없는 과제다. 앞으로의 성장은 기술혁신이 좌우한다는 선진국의 전례를 외면해서는 안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