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노약자 합병증땐 사망률 50%

오염된 고기·야채 통해 감염·설사 복통 일으켜<br>성인 경우는 대부분 1주일이면 치유 가능

최근 제1군 법정전염병(치사율 3~5%)인 장출혈성대장균 감염 환자가 광주광역시 초등학생들에게 집단 발생하는 일이 터졌다. 감염 대장균 유형은 O-26과 O-91. 두 종류 모두 같은 대장균 무리로 유전자 형태가 달라 구분될 뿐 감염원이나 증상ㆍ감염경로 등은 차이가 없다. 한때 전국에 비상사태를 불러일으켰던 O-157 대장균과 같이 전염성이 강하며 증상은 비슷하다. 관계당국은 감염원으로 추정되는 햄버거를 판매한 시내 패스트푸드점에서 같은 종류의 햄버거와 음료수, 조리기구와 학교 급식소의 식자재 등에 대해 집중 분석을 하고 있으나 아직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는 못하고 있다. 건양대병원 최용우(소화기내과) 교수는 “오염된 소로부터 나온 쇠고기가 다른 재료와 섞여 전파될 경우 대규모 집단 식중독을 일으킬 가능성이 높다”면서 “수입육과 패스트푸드점 등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O-26ㆍO-157을 비롯한 모든 장출혈성대장균에 대한 철저한 검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장출혈성대장균(Enterohemorrhagic Escherichia coli:EHEC) 감염에 의한 출혈성 장염을 일으키는 원인균은 여러 가지가 있다. 원인균은 특징적인 장점막 부착성을 가지며 내산성으로 pH4에서 생존이 가능하다. 그러나 70℃에서 2분이면 죽는 특성을 갖고 있다. 주된 원인은 오염된 갈은 고기(주로 소고기 햄버거)다. 충분히 멸균되지 않은 우유, 주스나 오염된 야채, 샐러드도 원인이 될 수 있다. 오염된 호수, 풀 장에서 수영이나 염소 소독이 충분하지 않은 물을 마셔 수인성 전파가 일어날 수도 있다. 사람간에 전파도 가능한데 특히 밀집된 환경에서 2차 감염이 잘 일어나므로 소아 집단시설의 경우 관리에 어려운 점이 많다. 균을 배출하는 병원소로는 소ㆍ염소ㆍ말 등을 들 수 있으며 인간도 기회 숙주가 될 수 있다. 3∼8일의 잠복기를 거쳐 발병하며 균 배설기간은 성인의 경우 1주, 소아는 1/3에서 약3주간 균 배출을 한다. 대부분 발열을 동반하지 않는 급성 혈성 설사와 경련성 복통을 보인다. 설사는 경증으로 혈액을 포함하지 않는 것부터 혈액만 나오는 증상까지 다양하다. 발열은 없는 경우가 많으며 출혈을 동반한 수양성 설사, 복통, 구토 증상을 보인다. 독소가 장점막이나 신장세포를 파괴, 혈변 또는 신장기능 장애가 발생하며 설사변에 백혈구가 없는 것이 다른 질환과 구분할 수 있는 특성이다. 성인의 경우 대부분 1주일이면 치유가 되지만 장독소(Vero독소, Shiga독소)를 생산하는 균주에 감염되면 용혈성요독증이나 혈전성혈소판감소증 같은 합병증이 발생할 수도 있다. 유아의 경우 약10%까지 합병증이 나타나고 그 중 2~7%가 사망한다. 65세 이상이면서 용혈성요독증을 보인다면 사망률은 50%에 달한다. 용혈성요독증은 수혈이나 투석으로 치료할 수 있다. 하지만 치료가 되더라도 1/3에서 신장기능 이상이 생기며 8% 정도는 고혈압ㆍ발작ㆍ마비 등의 후유증이 온다. 환자는 격리해서 치료해야 하며 설사로 인한 탈수를 보충하기 위해 적절한 수액요법이 필요하다. 항생제의 경우 용혈성요독증 같은 합병증을 촉진한다고 알려져 사용전 신중을 기해야 한다. 용혈성요독증은 신장 기능이 갑작스럽게 저하, 소변이 줄어들어 몸 안에 노폐물이 쌓이고(요독증), 혈관 내에서 적혈구 세포들이 터져(용혈) 빈혈이 일어나면서 혈액 응고를 담당하는 혈소판이 감소해 출혈성을 보이는 질환이다. 이 때는 환자뿐만 아니라 장내 배설물도 철저히 격리해야 한다. 격리기간은 항생제 치료 종료 48시간 후부터 24시간 간격으로 2회 대변배양검사가 음성일 때까지이다. 환자나 보균자의 배설물에 오염된 물품은 소독(크레졸 3%)이 필요하다. 최용우 교수는 “장출혈성 대장균감염증은 다른 나라에서도 많이 발생하고 있으며 매년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개인위생과 음식물 조리 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야채, 염소 처리한 물로 잘 씻어 섭취해야” 육류제품은 충분히 익혀 먹고 날 것으로 섭취하는 야채류는 염소 처리한 청결한 물로 씻어야 한다. 환자의 피부를 피부나 손 등으로 접촉만해도 전염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외출 후에는 손발을 반드시 씻는 등 철저한 개인위생 수칙의 준수가 따라야 한다. 주된 병원소인 소를 비롯한 가축을 사육하는 목장에 대한 종합적 방역감시와 도축장 및 육류 가공처리 과정에 대한 오염방지책을 수립하고 위험식품에 대한 지속적 감시 체계가 마련되어야 한다. 소 등을 도살할 때 위나 장 부위의 내용물이 육류와 접촉하지 않도록 처리하는 것이 필요하다. 우유나 유제품은 멸균 처리하고 70도에서 2분 정도면 균이 죽으므로 소고기 조리 시 70도 이상 충분히 가열해서 요리해야 한다. 햄버거의 경우 고기 속까지 잘 익도록 조리하는 것이 필요하다. 교차오염 방지를 위해 도마ㆍ조리기구를 음식의 원재료별로 분리하고 청결히 사용하며 설사 증상이 있을 경우 조리는 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 수영장 등에서는 염소소독을 철저히 하고 설사증상을 보이는 환자는 수영을 해서는 안되며 어린이 등은 수영 전 몸을 청결히 해야 한다. <설사의 의미> 주로 장의 연동운동의 항진, 호흡기능 저하, 체액의 삼출(渗出) 등으로 정상이라면 수시간 걸리는 소화관 통과시간이 1~2시간이 되어 장의 내용물이 수분이 많은 상태로 배출되는 증상이다. 설사변의 성분도 대변 외 점액 별액 농즙 등이 섞일 때도 있고 배변 횟수도 하루 1회도 있으나 수십회에 이르는 경우도 있다. 이질ㆍ세균성 식중독 등 감염증의 경우 의사 진단에 따라 화학요법을 쓰고, 기생충이 원인이라면 구충제를 쓰며 신경성인 것은 진정제를 쓰는 원인요법을 쓴다. 일반요법으로는 심신을 안정하고 보온하며 절식(絶食)하더라도 수분은 충분히 섭취해야 한다. 설사는 유해한 장의 내용물을 배출하려고 하는 자기방어 반응의 표시일 때가 많으므로 지사제(止瀉劑)는 함부로 써서는 안 된다. <장출혈성대장균 분류법> ◇O(Ohne hauch)=균체항원으로 균체의 표면에 있는 세포 벽의 성분인 당분자의 종류와 배열방법에 따라 분류하되 현재까지 총173종류가 있으며 157이란 157번째로 발견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H(Hauch)=편모항원으로 편모부분에 존재하는 아미노산의 조성과 배열방법에 따른 분류로 총60여종이 발견되었으며 7이란 7번째로 발견되었다는 것이다. O와 H의 조합에 의해 총2,000여종의 장출혈성대장균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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