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악재투성이 신흥국

6월 종합 PMI 4년 만에 최저<br>유가마저 치솟아 물가 등 비상<br>미래 경기전망 지수도 바닥권<br>터키·우크라이나 가장 위험


신흥국 기업들의 경제활동이 4년 만에 가장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HSBC는 신흥국의 6월 종합 구매자관리지수(PMI)가 50.6을 기록해 지난 2009년 5월 이후 4년여 만에 가장 낮았다고 4일(현지시간) 밝혔다. 이 지수는 한국ㆍ중국ㆍ러시아ㆍ브라질 등 16개 신흥국의 7,500개 기업을 대상으로 집계됐으며 50을 상회하면 경기확장, 하회하면 수축을 의미한다.


지난달 중국을 비롯한 신흥국의 제조업 PMI가 선진국과 달리 저조한 성적을 보인 가운데 제조업과 서비스업을 망라한 전체 기업 경제활동 정도를 보여주는 종합 PMI가 4년 만에 최저를 기록하면서 신흥국 경기 전반에도 먹구름이 드리우고 있다.

이는 벤 버냉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ㆍ연준) 의장이 지난달 19일 출구전략 시간표를 제시한 후 신흥국 주식ㆍ회사채 등 금융시장이 크게 위축된 탓으로 풀이된다. 또한 신흥국의 원자재나 수출품을 흡수하던 중국의 경착륙 우려가 증폭된 점도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HSBC의 스티븐 킹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6월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경기가 회복되고 있는 가운데 지표가 오히려 악화된 것은 신흥국 내부에도 문제가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이런 가운데 향후 신흥국 경기가 더 둔화할 것이라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미국이 아직 출구전략에 돌입하지도 않은 상태인데다 중국 지도부의 '질적 성장 정책'으로 성장률 둔화 역시 본격화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실제 신흥국 기업들의 향후 1년간 경기전망을 보여주는 HSBC 신흥국 미래생산량지수도 지난달 64를 하회하며 15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킹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지금까지 (선진국에 비해) 호시절을 누리던 신흥국이 위협에 직면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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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가운데 국제유가가 이집트의 무함마드 무르시 대통령 축출사태 등 중동지역의 지정학적 불안으로 급등하며 신흥국에 새로운 악재로 떠오르고 있다. 4일 CNBC는 전문가들을 인용해 "유가급등이 중국의 경착륙 우려, 저조한 수출실적, 미 출구전략에 따른 외화유출에 신음하는 신흥국에 또 다른 타격을 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중국ㆍ인도ㆍ일본ㆍ한국 등은 에너지 수요의 대부분을 원유수입으로 충당하기 때문에 유가급등은 기업활동 위축 및 물가급등, 경상수지 적자확대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지난 3일 9개월 만에 배럴당 100달러를 돌파했다.

한편 국제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미국의 출구전략이 시행되면 터키ㆍ우크라이나ㆍ그루지아 등 유럽 지역의 신흥국이 가장 위험하다고 4일 보고서에서 밝혔다. S&P는 신흥국의 해외채무, 외환보유량ㆍ경상수지 등 세 가지 척도로 분석했을 때 이 같은 결과가 나왔다고 전했다. S&P는 벨로루시ㆍ불가리아ㆍ마케도니아ㆍ가나ㆍ크로아티아 역시 취약하다고 밝혔으며 중국과 러시아ㆍ앙골라는 상대적으로 영향이 작을 것으로 분석했다.

이태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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