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미국發 금융위기] 美 MMF시장 '자금 이탈' 러시

기관들 1주일새 1,730억弗 빼내…환매 중단도<br>푸트남 인베스트먼트는 123억弗 규모 펀드 폐쇄


뉴욕 월가의 위기가 파국으로 치달으면서 머니마켓펀드(MMF)에서 자금이탈이 대규모로 이뤄져 펀드가 폐쇄되고 환매가 중단되는 사태가 빚어졌다. 은행 예금처럼 입출금이 자유롭고 상대적으로 안전해 현금성 자산으로 분류돼온 MMF도 투자자들의 불안감을 진정시키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환매 자금은 더 안전한 미 국채(TB) 및 금 같은 실물자산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19일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미국의 대형 자산운용사인 푸트남 인베스트먼트는 123억 달러 규모의 푸트남 프라임 MMF를 폐쇄하고 고객들에게 현금으로 되돌려 주기로 했다. 이 펀드는 기관투자자 전용 MMF다. 회사측은 펀드 폐쇄 배경에 대해 “리먼브러더스나 AIG, 워싱턴뮤추얼 등의 위험자산에 대한 손실은 없었다”며 “그러나 금융위기가 지속되며 심각한 환매 압력에 시달려왔다”고 설명했다. 이에 앞서 원조 MMF로 불리는 리저브 매니지먼트의 리저브 프라이머리 펀드는 고객들의 환매 요구가 빗발치자 일주일 동안 환매중단 조치를 내렸다. 이 MMF는 리먼브러더스가 발행한 기업어음(CP)에 투자했다가 7억8,500만 달러의 손실을 본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에서 MMF가 손실을 입은 것은 지난 1994년 이후 14년 만에 처음이다. 리저브 프라이머리 펀드에서는 환매 중단전인 15~16일 이틀 동안 전체 자금의 60%인 626억 달러의 자금이 빠져나갔다. 고객들은 회사를 상대로 투자 손실에 대한 소송을 제기했다. 리먼브러더스 파산신청이후 MMF시장의 ‘펀드런(자금 이탈)’은 심각한 수준이다. 신용시장 경색으로 자금수요가 빠듯한 기업자금의 이탈이 주를 이루고 있다. 미 자산운용협회(ICI)에 따르면 17일 현재 기관들의 MMF 잔고는 2조1,700억 달러로 최근 일주일 동안 1,730억 달러의 자금이 빠져나갔다. 이는 협회가 자금을 집계한 이후 가장 큰 폭이다. 기관들이 자금이 MMF에서 대거 이탈한 이유는 기업들의 부실로 MMF의 손실 가능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MMF에 편입된 채권을 발행한 회사들의 부실이 발생하면 MMF 역시 손실을 피할 수 없다. 전체 MMF 잔고는 1,690억 달러가 줄어든 3조4,120억 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개인들의 자금이 428억 달러 증가한 1조2,400억 달러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이는 기업 등 기관들의 단기 자금사정이 여의치 않음과 동시에 주식, 펀드 등에서 빠져 나온 개인들의 대기성 자금이 그나마 안전자산으로 평가되는 MMF로 유입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그러나 개인들의 자금 역시 시장의 변동성이 커지고 있는 만큼 언제든지 현금화 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된다. NYT는 “안전자산으로 분류되는 MMF에서 일주일에 수백억 달러의 자금이 이탈한 것은 분명 이상현상”이라며 “투자자들, 특히 기관들이 패닉 상태에 빠지면서 자금인출 러시가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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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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