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기자의 눈] 현대차 전주공장의 새바람

지난 17일 현대자동차의 상용차 전문공장 전주공장. 현대차는 이날 순수 독자기술로 개발한 중대형 상용디젤엔진을 공개하며 ‘디젤엔진 완전독립’을 선언했다. 지난 2005년 상용디젤엔진 개발을 위해 추진했던 독일 다임러와의 합작이 무산된 이후 무려 3년간 전주공장 임직원들의 피와 땀으로 일궈낸 쾌거다. 개발과정에서 겪었던 고생을 털어놓는 한 임원의 눈가에 이슬이 맺힐 정도로 전주공장 임직원들에게 이번 개발은 뜻 깊은 것이었다. 하지만 이날 가장 눈길을 끈 사람은 행사 도우미를 자청하고 나선 김명선 금속노조 현대차 전주공장위원회 의장이었다. 김 의장은 “다임러와 합작이 백지화된 후 현대차 전주공장 노사는 신형디젤엔진 개발에 사활을 걸었다”며 “그동안 독자기술이 없어 합작이나 매각설에 시달렸지만 이제는 당당히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현대차의 상용디젤 개발은 기업이 생존해야만 고용안정도 가능하다는 인식을 공유한 전주공장 노사가 일궈낸 ‘작품’인 것이다. 전주공장의 노사협력은 또 다른 ‘작품’을 만들어냈다. 바로 버스생산라인의 1일 2교대 근무. 전주공장 노사는 지난 4월 버스생산라인의 주야 2교대 실시에 전격 합의했다. 성장을 통한 기업의 생존을 위해 양측이 내린 결단이다. 2교대 실시 후 버스생산라인의 일자리는 2배가 늘어 현재 1,500명 가량이 근무하고 있으며 버스생산량 역시 2배 이상 증가했다. 현대차는 이제 이 같은 버스생산력을 토대로 일본 버스시장 진출을 눈앞에 두고 있다. 현대차는 오는 2010년부터 세계 최대 트럭시장인 미국과 유럽시장에 진출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노사는 또 하나의 새로운 ‘작품’을 만들어 내야 한다. 트럭생산라인의 생산성 증대를 위한 2교대 실시가 그것. 김영국 전주공장장은 “글로벌 트럭시장을 공략하기 위해서는 현재의 생산력만으로는 부족하다”며 “조만간 노조와 주야 2교대 실시를 협의할 예정이며 잘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또 다른 한 임원은 “트럭생산 라인에서 2교대를 실시하면 1,000개 이상의 지역 일자리 창출에 기여해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고 설명했다. 현대차는 이번 중대형 상용디젤엔진 개발로 해외 상용차 시장 진출을 위한 날개를 달았다. 이제 그 날개가 힘차게 펄럭일 수 있는 동력이 필요한 때다. 그 동력은 노사협력을 통한 생산성 증대에서 나온다는 것을 현대차 전주공장 노사는 이미 증명했다. 발전적 노사협력을 통해 생존의 기반을 마련한 현대차 전주공장이 다시 한번 대승적 결단을 통해 세계시장으로 힘차게 날아오르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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