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암담한 세계경제 속에 기회있다"

격변기 투자전략 제시한 책 '마켓쇼크'"10년 뒤의 지구. 세계경제는 극심한 불황을 겪게 될 것이다. 고령화 사회는 정부의 재정을 파산으로 이끌 것이며, 유럽연합은 해체되고, 뮤추얼펀드는 붕괴하고, 범죄율은 더욱 높아지며, 지구는 더 더워질 것이다. 황금알을 낳으리라 기대를 모았던 IT와 생명공학은 대부분 거품으로 끝나고, 일본의 노령층은 세계 은행들에서 막대한 예금을 인출해감으로써 공황을 더욱 부추길 것이다. 중국 공산당은 자유경제에 따르는 체제붕괴를 막을 수 없고, 미국의 인종 갈등은 더욱 격화돼 유혈 충돌에까지 이를 것이다." '죽은 경제학자의 살아있는 아이디어'로 국내에도 잘 알려진 경제전문가 토드 부크홀츠의 책 '마켓쇼크'가 내다보는 인류의 미래는 이처럼 어두운 전망으로 가득 차 있다. 그러나 이 책은 인류의 파멸을 선고하는 '지옥의 묵시록'은 결코 아니다. 오히려 저자는 미래의 쇼크를 제대로 읽음으로써 새로운 기회를 잡을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그는 미래 관측을 통해 향후 어떤 시장이 몰락하고, 어떤 시장이 각광을 받을 지를 설명하고, 그에 대한 투자전략까지 조목조목 제시한다. 토드 부크홀츠가 예측하는 미래 쇼크는 9가지. 인구 노령화, 다민족ㆍ다문화시대의 미국, 범죄율 증가, 지구온난화, ITㆍ생명공학의 붕괴, 뮤추얼펀드의 몰락, 일본ㆍ중국ㆍ유럽연합 등 경제블록의 향방 등이 테마를 이룬다. 책은 이들 9개 테마들을 통해 미래 세계경제는 어디로 갈 것인가, 투자자들은 어디에 주목할 것인가에 대한 해답을 모색한다. 부크홀츠가 미래시장의 가장 큰 변수로 꼽는 문제는 '인구의 노령화'. 인구의 노령화가 국민연금, 의료보험 같은 정부 재정을 파탄낼 뿐 아니라 다른 문제들을 연쇄적으로 일으키는 핵심문제라고 본다. 인구노령화 시대의 사업전략은? 저자는 노인들을 겨냥한 유망 사업으로는 가격과 서비스를 차별화할 수 있는 소매산업, 자택간호 사업, 영양보조식품 사업, 그리고 퇴직자들이 많이 살게 될 휴가용 주택과 조립식 주택사업을 추천한다. 저자는 중국정부가 추진하는 '시장경제+민족주의' 경제정책이 머지 않아 한계에 닥칠 것이라 내다본다. 자유시장경제를 추구하면서 체제를 유지기가 어렵다는 판단이다. 날로 커져 가는 빈부격차와 실업률, 중앙정부의 공무원과 인민해방군의 비대화, 주택문제, 국영기업체의 부실화 등을 심각한 현안으로 지적한다. 그러나 이렇듯 어두운 전망 속에서도 투자 기회는 있다. 부크홀츠는 유망사업을 찾는 투자자들에게 중국 소비자들의 기본적인 욕구에 충실하라고 조언한다. 중국인들은 시장경제의 융성으로 이전에는 누리지 못했던 사치품에 과감히 지출할 것이이므로 소다수와 화장품, 육류 시장이 성장산업으로 성장세를 지속할 것이라 예측한다. 부크홀츠는 유럽연합(EU)의 성공 가능성에 대해 회의적이다. 그는 유럽연합을 정치적 야합의 소산으로 본다. 따라서 유럽단일통화가 성공할 확률보다는 실패할 위험이 더 많을 것이라는 게 저자의 판단이다. 그러나 성공 가능성에도 대비, 단일 통화로 이전에는 상상할 수 없을 만큼 낮은 이자율로 대출이 가능해진 스페인ㆍ포르투갈ㆍ이탈리아ㆍ그리스 등 지중해 연안의 후진국들에 대한 투자를 준비하라고 권한다. 저자는 향후 10년간 범죄율은 다시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 특히 10대 인구가 급속히 늘어남에 따라 청소년들의 범죄율은 더욱 가파른 상승곡선을 그리게 되리라고 본다. 아이들이 미래를 계획하고 투자하지 않는 암담한 상황이다. 그러나 저자는 범죄의 증가는 범죄관련 산업의 주가를 높일 것이므로 도난 경비 사업, 보안 서비스 산업, 그리고 민간 기업이 운영하는 감옥 등에 주목하라고 당부한다. 부크홀츠는 "방대한 통계자료와 거시적인 지표들을 동원해 상당히 신빙성 있는 시나리오를 그려냈지만, 자신의 전망이 그대로 실현된다고 믿지는 말라"고 말한다. 인간은 때로 어처구니없는 짓을 저지르지만 역사의 실패에서 배우는 존재이기도 하기 때문일 것이다. 문성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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