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의 개혁/변형 한국투자신탁 사장(로터리)

제주의 유채꽃 소식과 함께 찾아든 봄은 어느새 개나리, 진달래, 벚꽃 등으로 이어질 채비를 하고 있어 봄맞이에 기대가 부푼 상춘객들의 마음을 한껏 설레게 하고 있다.이른바 풍성한 꽃 잔치가 막을 올리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생명과 환희로 이어지는 봄꽃 축제를 맞아 우리의 나라꽃인 무궁화가 여기에 포함되지 않은 것을 아쉬워해 본다. 무궁화는 장미만큼 아름답거나 그렇다고 개나리나 국화같이 화려하지도, 계절을 상징하지도 않는 그저 평범한 꽃일 따름이다. 그럼에도 무궁화는 뭇꽃들을 제치고 우리의 나라꽃으로서 가장 고귀하고 명예로운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흔히 무궁화는 햇빛을 좋아하고 꺾꽂이·접붙이기 등에 의해서도 쉽게 번식을 하며, 공해에 강할 뿐더러 7월에서 10월까지 약 1백일 동안 계속해서 꽃을 피우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런 무궁화의 특성은 흔히 「은근과 끈기」로 표현되는 우리의 민족 속성에 잘 어울리며, 무궁화가 나라꽃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일 것이다. 최근 우리 나라는 침체된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고 변화와 개방으로 상징되는 세계화 시대를 리드해 나갈 경쟁력을 배양키 위해 그 어느 때보다도 심도있게 각종 행정 규제완화는 물론 제도의 개혁이 추진되고 있다. 그중 금융산업에 대한 개혁은 대통령 지속의 금융개혁위원회를 중심으로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는바, 우리 금융기관 종사자들은 여기에 참여하고 있는 위원들이 소속집단의 이해에 빠지지 않고 대승적 견지에서 21세기 국가발전에 걸맞는 선진 금융산업의 청사진을 올바로 제시해 주리라고 기대한다. 이에 필자는 살아 움직이는 생명체와도 같은 금융산업이 큰 부작용 없이 효과적인 개혁이 이루어지기를 소망하면서 소견을 제시해 본다. 먼저 새 금융제도가 진정한 경쟁력을 갖추려면 무엇보다 우리의 체질에 맞아야 한다는 사실을 강조하고 싶다. 비록 선진제국에서 성공을 거둔 금융제도라 해도 체질에 맞지 않는다면 오히려 금융시장의 혼란을 초래하는 결과를 가져 오지 않을까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또한 현대는 고객 니즈(Needs)의 다양성을 바탕으로 한 다품종 소량생산의 시대라는 점에 착안하여 금융개혁 역시 수요자의 선호가 있는 부문은 특활, 발전시키고 수요가 없는 부문은 과감히 정리하는 유연한 사고아래 진행되어야 하며 획일적인 구역정리는 바람직스럽지 못하다고 본다. 결국 금융개혁은 시장과 고객의 특성, 그리고 국민경제에 미치는 영향 등을 종합적으로 감안해서 추진하되 인위적인 개혁 못지않게 환경변화에 적응할 자생력을 길러주는 것도 필요하다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될 것이라 생각한다. 예컨대 물리치료나 인체의 오묘한 자생력에 의해 충분히 자연치료가 가능한 환자를 서둘러 수술을 한다거나 고단위 주사약을 투여한다는 것은 오히려 병을 더욱 깊게 할 수도 있음과 같은 의미다. 무궁화가 강인한 생명력과 번식력을 가진 나라꽃인 것처럼 이제 우리는 우리의 토양에 맞고 진정한 경쟁력으로 꽃을 피울 그러한 정(Plus)의 개혁을 추진해 나갈 때라고 본다.

관련기사



변형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