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데스크 칼럼] 골프, 누구나 즐기는 스포츠로

강창현 <문화레저부장>

요즘 골프연습장은 기다리는 사람들로 만원을 이룬다. 하지만 이들의 얼굴에서는 열정과 흥겨움을 함께 볼 수 있다. 3월의 꽃샘추위가 아직 싸늘하게 느껴지지만 골퍼들의 열정을 잠재우기에는 힘겨운 듯하다. 안방에서 보는 골프의 즐거움도 막 꽃을 피우고 있다. 우리 선수가 참가한 굵직굵직한 경기가 미국ㆍ유럽을 비롯해 멀리는 남아공까지 세계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다. 골프 팬들은 시차로 밤잠을 설치면서도 이를 즐기고 있다. 국내에서 골프 열기가 시작된 것은 지난 98년부터. 금융위기로 온 나라가 휘청거리는 와중에 들려온 박세리의 승전보는 스포츠의 힘이 어느 정도인가를 보여주었다. 한강의 기적이 이미 끝났다고 비아냥거리는 가운데 한국인들에게 새로운 희망을 가지게 해주었으며 이후에는 골프에 대한 인식도 달라졌다. 박세리를 비롯해 김미현ㆍ박지은 등 한국낭자군이 세계 정상에 올랐고 지난해부터는 최경주ㆍ나상욱 등 남자 골퍼들도 미국에서 제 몫을 다해내고 있다. 한 골프계 고위인사의 말처럼 한국인의 손재주가 좋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이 덕분으로 골프 인구는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늘고 있다. 지난해 골프장 내장객은 연인원 1,600만명을 넘어섰다. 과거처럼 단순히 귀족스포츠나 접대를 위한 스포츠라는 이미지에서는 거의 벗어났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신문이나 방송의 스포츠면에서 골프 소식이 야구나 축구를 밀어내고 자주 머릿기사로 오르는 것도 이 때문일 것이다. 인터넷을 통한 골프게임도 엄청난 속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팡야’ ‘샷 온라인’ 등이 청소년이나 젊은이들 사이에 퍼지면서 골프 룰이나 에티켓도 이미 대중화됐다. 개혁을 지향하는 젊은 국회의원들이 인터넷 골프게임을 벌여 화제가 될 정도다. 이 같은 상황에서 정부는 지난해 경기부양 수단으로 골프장 건설을 확대한다는 안을 내놓았다. 이는 아직도 골프가 억대도박ㆍ접대 등이라는 오명에서 벗어나지는 못했지만 골프에 대한 인식이 바뀌고 있다는 점을 의미한다. 지자체들이 내놓은 개발정책에도 골프장 건설계획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하지만 아직도 사람들이 골프를 쉽게 접하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골프장 부족이 가장 큰 이유이다. 수억원대의 회원권을 가지기에는 경제적으로 한계가 있고, 그렇다고 마땅한 퍼블릭코스도 없기 때문이다. 그나마 퍼블릭도 대부분 회원제 골프장에 같이 있어 가격차이가 별로 없다. 회원의 부대 서비스에 그친다는 인상을 준다. 골프가 귀족스포츠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퍼블릭코스를 늘려야 한다. 앞으로 건설할 골프장을 저렴한 가격으로 이용할 수 있어야 한다. 회원권 골프장보다는 지자체들을 중심으로 그 지역 주민들이 싸게 이용할 수 있는 코스를 만들어야 한다. 유휴지나 자투리땅을 이용해 간이 골프장을 짓는 것도 방법이다. 간이 골프장은 3홀 이상 9홀 미만의 소규모 골프장으로 1만평 정도의 부지면 충분히 건설할 수 있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이 같은 퍼블릭골프장 확충은 두터운 선수층 확보로 이어진다. 현재 우리 선수들은 해외에서 그나마 좋은 실력을 거두고 있지만 선수층은 아직도 빈약하기 그지없다. 선수들을 위한 협회에서 선수들을 위한 전문 골프 연습장 건설을 추진하고 있을 정도로 열악한 상황이다. 이 와중에 200억원의 건설비를 투입한 난지도 퍼블릭골프장은 개장이 미뤄져 휴업상태다. 이곳을 하루 빨리 정상화하기 위해서는 갈등의 주체인 서울시와 국민체육진흥공단이 각각 한 발씩 양보해야 한다. 수많은 서울시민들이 이를 고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골프가 국민 모두 보고 즐길 수 있는 스포츠로 성장하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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