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유럽 국영항공사 ‘홀로서기’

◎내달 역내 완전개방… 정부보조금도 삭감/신설사 할인 공세에 업체간 제휴로 맞서프랑스의 에어 프랑스와 이탈리아의 알리탈리아, 네델란드의 KLM과 스페인의 이베리아, 스칸디나비아 반도의 SAS와…. 최근 유럽 국영항공사들에 코드 쉐어링(좌석공유) 등을 통한 짝짓기에 시동이 걸렸다. 4월 1일부터 유럽 역내의 국가간뿐 아니라 국내 항공시장이 전면 개방됨에 따라 신시장을 선점하려는 대형항공사들의 움직임이 부산해지고 있는 것이다. 국영항공사는 이미 유럽연합(EU)소속 정부간 합의에 의해 정부보조금을 과거처럼 양껏 받을 수 없으며 민영화한다는 원칙이 잡혀져 있는 상황. 여기에 이번 4월부터 국제시장뿐 아니라 국내시장까지 항공시장이 완전 개방되는 치열한 경쟁환경에서 국영항공사들은 전략적 제휴를 포함, 경영혁신을 통한 비용절감을 이루어야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는 생각이다. 영국의 브리티시 에어웨이(BA)는 제휴차원을 넘어 독일의 자회사 도이치 BA의 마켓팅비용을 3배(1천5백만달러)로 늘리는 동시에 독일의 루프트한자보다 15%가 싼 항공요금을 책정함으로써 독일내에서 2위자리를 굳힌다는 생각이다. 그러나 국영항공사들이 이같은 위기의식을 느끼게 된 가까운 원인은 신설 소형항공사들의 무서운 시장잠식. 이들 신설항공사들은 서비스는 떨어지지만 값싼 항공요금으로 기존 시장, 특히 단거리인 국내시장을 파고들고 있다. 영국의 리야네어사는 기존 대형항공사인 에어 링구스보다 44% 싼 94달러에 더블린­런던간 왕복티킷을 판매, 이 노선에서 40%의 시장을 거머줬다. 이탈리아의 에어 원이 로마­말라노간 파격적인 항공요금을 제시하면서 알리탈리아 국영항공사는 42%까지 항공요금을 내려야만 하기도 했다. 신설 소형항공사들의 국영항공사에 대한 이같은 맹공에 대해 전문가들은 『독재국가에 민주주의가 피어나고 있다』고까지 표현하고 있다. 그동안 국영항공사들은 정보보조라는 온실속에서 유럽항공시장의 2/3를 독식해왔던 게 사실. 91년 이래 각국정부들은 소속 항공사에 매일 5백만달러의 보조금을 지급해왔다. EU는 이같은 국영항공사의 비효율성을 인식, 소속 정부에 일체 보조금지급을 중지할 것을 외치고 나섰고 정부간 합의에까지 이른 상태다. 물론 각국 정부가 아직까지 자국 국영항공사들이 착륙할 수 있는 공항내 자리를 늘려주고 산업구조개혁의 명분으로 보조금을 지급하는 등 과거 정부지원의 행태를 완전히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 전문가들은 그러나 업체간 경쟁의 시위는 당겨졌고 그 최대 수혜자는 유럽의 소비자들이라고 말한다.<이병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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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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