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1분기가 경기 고점 안 되려면

1ㆍ4분기 우리경제의 성적표가 기대치를 밑돌아 경기회복세가 예상만큼 강하지 못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1ㆍ4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성장률은 전년동기 대비 6.2%, 전분기에 비해서는 1ㆍ3% 성장했다. 외형상으로는 괜찮은 실적이다. 전분기 대비 성장률은 기저효과를 감안한다 해도 2002년 4ㆍ4분기 이후 13분기만의 최고치고 올 연간성장률은 5%를 넘을 것으로 추정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부와 한은이 그 동안 예상하고 장담했던 것과는 거리가 있을 뿐더러 성장의 추세나 내용이 좋지않다는 점에서 질적인 면에서 결코 만족스럽지 못하다. 전분기 대비 성장률 1ㆍ3%는 지난해 1ㆍ4분기 이후 4분기 만에 가장 낮은 것이다. 정부가 그 동안 줄곧 강조해온 경기의 지속적인 회복세를 확신할 수 없게 만드는 대목이다. 실질 국내총소득이 전분기에 비해 오히려 감소(0.1%)한 것도 문제다. 소득감소는 고유가와 환율하락 등 교역조건 악화에 따른 것으로 수출을 해도 국내에 떨어지는 게 없는 실속 없는 성장이 이뤄지고 있는 셈이다. 설비투자가 감소세로 돌아서는 등 여전히 부진한 것도 문제다. 투자가 늘지않으면 고용사정이 좋아질 수 없고 이는 소득 및 소비축소로 이어져 경기회복을 더디게 한다. 투자부진은 성장잠재력 측면에서도 예사로운 일이 아니다. 더 심각한 문제는 앞으로의 상황이 더 좋지않을 것이란 점이다. 원화가치 상승(환율하락)은 ‘제2 플라자 합의’ 이야기까지 나오는 데서 알 수 있듯이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 고유가 역시 산유국인 중동ㆍ중남미ㆍ아프리카의 정세나 세계적 수급상황으로 볼 때 일시적 현상이 아닌 구조적 문제가 돼가고 있다. 교역조건과 수출 채산성이 더욱 나빠질 수밖에 없는 상황인 것이다. 게다가 내부여건도 안 좋다. 열심히 뛰어도 될까말까 한 판에 현대차 비자금 수사 등으로 기업들의 몸사리기 분위기가 역력하다. 경기회복의 탄력성은커녕 다시 침체를 걱정해야 할 판이다. 경기회복의 불씨가 꺼지지않도록 정부ㆍ기업ㆍ노동자 등 모든 경제 주체들이 새로 각오를 다지고 힘을 합쳐야 할 때다. 특히 정부는 막연한 낙관론에 사로잡혀 있을 것이 아니라 경제 불안감을 해소하는데 적극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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