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1일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가 추가 발병한 전북 김제시 공덕면 송정리 최모씨의 메추리 농장 주변에서 방역요원들이 역학조사를 벌이고 있다. /김제=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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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제서도 '고병원성 AI'…닭고기 매출 '찬물' 우려
농림부 "경계 단계인 AI경보 수준 유지"
손철 기자 runiron@sed.co.kr
11일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가 추가 발병한 전북 김제시 공덕면 송정리 최모씨의 메추리 농장 주변에서 방역요원들이 역학조사를 벌이고 있다. /김제=연합뉴스
지난 11월27일 두번째 발병 이후 잠잠하던 조류 인플루엔자(AI)가 보름 만에 전북 김제에서 추가로 발병했다. 이번 AI는 과거 두차례 AI가 발생한 익산시와 인접해 있고 시간적으로도 보름여 만의 추가 발생이어서 전국적인 확산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AI 추가발생으로 정부는 방역망에 문제가 없 지 재점검에 나서는 등 비상태세에 들어갔으며 회복세를 보이던 닭고기 매출은 또 한번 타격을 입게 됐다.
◇방역망 구멍 뚫렸나=이상길 농림부 축산국장은 11일 "국립수의검역과학원이 10일 김제시 공덕면 메추리 농장에서 신고된 폐사 원인을 조사한 결과 최종적으로 고병원성 AI 바이러스라는 판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메추리 29만마리를 사육하는 이 농장에서는 최근 4일간 1,000여마리가 집단 폐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농장은 지난달 19일 처음 고병원성 AI가 발병한 익산 소재 농장으로부터 남쪽으로 18㎞ 떨어진 곳으로 방역체계상 익산 AI의 '경계지역(반경 10㎞ 안)'을 벗어난 곳. 이 국장은 "지금까지의 역학조사 결과로는 이번 농장이 첫번째, 두번째 발생 농장과 관련이 없는 것으로 보이지만 조사가 더 필요하다"고 말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닭과 메추리의 경우 사료와 납품업체 등이 서로 달라 운송과정에서 병원균이 옮겨지기 어려우며 이번 AI발생지 인근에 철새가 많이 날아든다는 점에서 '철새를 통한 제3의 발병'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농림부와 전라북도는 우선 세번째 발생 농장 반경 500m에 있는 가금류를 살처분하기로 했다. 현재 김제 발병지 반경 500m 안에는 발병 농장의 메추리 29만마리를 제외하고 3개 농장에서 7만여마리의 닭이 사육되고 있다. 농림부는 세번째 AI 발생에 따른 살처분 범위를 반경 3㎞까지 확대할지 여부 등을 논의할 계획이지만 AI가 전국적 확산단계에 들어선 것은 아니라고 판단해 '경계' 단계인 AI 경보 수준은 유지하기로 했다.
◇농민ㆍ닭고기업체 타격 우려=두번째 AI가 발생한 지 열흘 이상 추가 발병 소식이 없자 지난주부터 닭고기 판매가 회복 조짐을 보이고 추락하던 가격 역시 진정세를 나타냈다. 이마트, 롯데마트, 농협 하나로클럽 등의 포장 닭고기 매출은 지난달 말 20% 이상 하락했으나 지난주 들어서는 평상시 수준을 회복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30일 1㎏에 653원까지 추락했던 닭고기 산지 가격은 4일에는 728원대까지 회복하기도 했다.
그러나 보름여 만에 전격적으로 재발생한 AI는 소비자들에게 닭고기 소비에 대한 나쁜 이미지를 다시 부각시킬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프랜차이즈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일단 AI 추가 발병 뉴스가 나가면 3~4일은 매출이 급감한다" 면서 "하루 빨리 AI가 완전히 차단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AI 추가 발병 소식이 전해지면서 전북 지역 농민들과 방역대책본부는 '어떻게 이럴 수가 있느냐'며 망연자실한 표정이었다.
농민들의 피해도 우려되고 있다. AI 발생 농장주인 최모(52)씨는 "8년 전부터 30만여마리의 메추리를 키우기 시작해 적자만 누적되다 올해 겨우 제자리를 찾는가 싶더니 이게 무슨 날벼락이냐"며 눈시울을 붉혔다.
입력시간 : 2006/12/11 18: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