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타파는 13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여섯 번째 ‘조세피난처 프로젝트’ 명단을 이날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했다.
뉴스타파에 따르면 오정현 SSCP 대표는 지난 2005년부터 2006년 사이에 버진아일랜드에 3개의 페이퍼컴퍼니를 설립했다. 2008년에는 이중 한 개의 페이퍼컴퍼니의 이름을 변경했다.
SSCP는 코스닥 상장업체로 전자제품 코팅 소재와 디스플레이용 핵심 소재 분야에서 국내 시장점유율 1위를 차지하던 건실한 중견기업이지만 지난해 부도처리가 됐다. 그러나 부도 처리에 앞서 3개의 페이퍼컴퍼니를 설립해 운영한 것이 확인됨에 따라 회사 자금이 페이퍼컴퍼니로 이전했는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부도 당시 소액주주들이 보유하고 있던 주식은 전체의 약 50%로 소액주주 2,000명이 시가총액 기준으로 250억원의 피해를 입었다. 오 대표는 부도에 앞서 주력사업이던 코팅사업부를 다국적기업에 매각하는 등의 방법으로 마련한 1,400억원 가운데 410억원을 개인 용도로 사용한 혐의로 검찰에 고발돼 있다.
김성권 씨에스윈드 회장은 2008년 2월 ‘에보니골드 매니지먼트’라는 유령회사를 아들 김창헌씨 등과 함께 세웠다. 씨에스윈드는 세계 풍력타워 시장 점유율 1위, 연 매출 3,000억원의 강소기업이다. 김 회장은 페이퍼컴퍼니를 만들기 한 달 전에 골드만삭스 사모펀드로부터 472억원을 투자 받았다. 그리고 유령회사를 만들어 자신이 사망할 경우 아들이 모든 회사의 모든 권리를 물려받도록 했다.
김기홍 노브랜드 회장 역시 2003~2009년에 영국령 버진아일랜드와 채널제도 저지섬에 페이퍼컴퍼니 4곳을 설립했다. 노브랜드는 DKNY, 갭(GAP), 자라(ZARA) 등 유명 패션 브랜드에 의류를 납품하는 중견 기업이다. 다른 페이퍼컴퍼니 2곳과 연결된 USB 홍콩지사의 계좌 인출권이 김 회장과 그의 배우자 이선희 노블인더스트 대표에게도 부여돼 있었다. 이는 실소유주를 숨기기 위한 수법으로 보인다고 뉴스타파는 전했다.
갑을그룹의 고(故) 박재을 회장의 차남인 박효상 갑을오토텍 대표는 2007년 11월에 버진아일랜드에 페이퍼컴퍼니를 세웠다. 갑을오토텍은 갑을그룹의 주력 기업으로 급부상 중인 자동차 부품 생산업체다. 박 대표는 그룹사의 지주역할을 하는 동국실업의 대표도 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