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시론/10월 20일] 韓·EU FTA 적극 활용하자

한국과 유럽연합(EU) 간 자유무역협정(FTA)이 체결돼 내년 7월1일 발효를 앞두게 됐다. EU와 FTA 체결은 인도 등 거대경제권과 FTA 체결에 이어 우리나라 FTA정책에 있어 최대 실적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 특히 FTA 대상이 27개 유럽 국가를 포괄하는 EU라는 점에서 상징적인 의미뿐만 아니라 세계 최대 단일시장과의 FTA 이행으로 우리 경제에 미치는 파급효과도 막대할 것으로 전망된다. 세계 최대 단일시장으로의 진입 지난 2008년 기준으로 EU의 국내총생산(GDP)는 세계 GDP의 30%에 달하는 18조4,000억 달러, 상품수입시장은 세계 전체의 39%에 해당하는 2조3,000억달러를 능가한다. EU는 우리나라 제2위의 교역대상국이자 최대 투자국으로서 우리나라의 2008년 대EU 교역규모는 984억달러였고 이번 FTA 체결을 통해 양국의 교역규모는 더 빠른 속도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EU의 경우 우리나라와 산업구조가 상호보완적이고 우리 주요 수출품목의 관세율이 높아 EU와의 FTA는 우리나라의 대EU 수출을 획기적으로 증가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다. 그런데 우리나라 FTA 체결 실적은 발효국 16개국을 포함해 45개국 중 세계 5위 수준이지만 FTA의 활용 측면에서는 다른 나라에 비해 매우 저조한 편이다. 코트라(KOTRA)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국내 수출기업의 FTA 활용률은 상대국 기업의 활용률에 비해 크게 뒤쳐져 있고 실제로 수출기업의 과반수 정도는 FTA를 어떻게 활용할지 알지 못하고 있다고 한다. 내년부터 발효예정인 한ㆍEU FTA를 더 잘 활용하기 위해서는 수출기업이나 무역업자들이 EU의 비즈니스 환경이나 한ㆍEU FTA 규정과 특혜관세 적용여부 등을 잘 이해하고 대비할 필요가 있다. 첫째, EU는 급속하게 확대되고 있는 단일시장이지만 소득 수준과 소비자 기호가 다양하고 소비자들의 구매태도도 까다로운 시장임을 유념해야 한다. EU에는 1인당 국민소득이 7만달러가 높은 룩셈부르크에서부터 5,000달러 남짓한 불가리아까지 총 27개의 다양한 국가가 있고 각국의 산업ㆍ문화ㆍ교육제도 등은 23개의 언어만큼 다양하다. 둘째, EU는 세계 최고의 그린시장으로서 환경규제가 엄격하고 친환경산업의 발전단계도 세계 선도급이다. 박막형태양광전지ㆍ풍력발전기 및 부품 등 신재생 에너지 관련 제품뿐만 아니라 에너지 절전형 가전제품, LED제품, 에너지 효율형 자동차 등이 유럽인들이 선호하는 유망품목이므로 FTA를 활용한 이들 분야의 수출 확대에 신경 써야 할 것이다. 그리고 환경관련 규제가 매우 엄격하므로 EU시장 진출을 위해서는 EU 환경라벨을 빠른 시일에 획득할 필요가 있다. 셋째, 한ㆍEU FTA는 다른 FTA에 비해 훨씬 까다롭기 때문에 국내 수출기업들이 FTA 협정상의 원산지 규정이나 인증수출자 제도 등에 대해 잘 이해할 필요가 있다. EU는 원산지 관리를 잘하는 수출기업에게만 인증수출자 자격을 주어 이들 기업에만 특혜관세를 적용하고 있다. 특혜관세 적용여부등 파악을 FTA 발효 이후 실행관세율이 점차 낮아지더라도 인증이 없으면 FTA의 혜택도 없게 된다. 그런데 우리 수출기업의 준비는 더디고 인식 정도는 안이한 상황이다. 앞으로 원산지 관리는 모든 기업이 자율적으로 시행할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하며 중소기업들은 관세청의 원산지 관리 프로그램인 'FTA-패스'를 내려받아 사용해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정부는 기업의 한ㆍEU FTA 활용기반을 강화하기 위해 FTA 비즈니스 모델 개발, FTA 활용 컨설팅 확대, EU 진출기업에 대한 협정 내용과 효과 등에 대한 홍보에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많은 국가들과 FTA를 체결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제는 체결된 FTA를 유용하게 활용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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