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환율 하락 속도 빨라진다

1년만에 1,150원대 진입속 李 한은총재 "정상화 과정"<br>당국 시장개입 최소화할듯


원ㆍ달러 환율이 1년여 만에 1,150원대로 급락하는 등 원화가치가 빠른 속도로 절상되고 있다. 이성태 한국은행 총재는 이 같은 흐름에 대해 "원화가치가 정상 수준으로 돌아오는 것"이라고 밝혀 당국의 시장개입이 최소화되며 환율의 추가 하락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15일 서울외환시장에서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은 전일 대비 9원70전 급락한 1,155원10전으로 마감했다. 환율이 1,150원대에 진입한 것은 지난해 9월25일(1,158원20전) 이후 처음이다. 이날 환율이 하락한 것은 글로벌달러화 약세와 국내증시에서의 외국인 순매수 때문으로 분석된다. 전일 미 달러화는 유로화 대비 1.49달러를 넘어서는 등 초약세를 보였고 국내증시에서는 외국인이 5,000억원 이상을 순매수하며 달러 매도를 이끌었다. 전일 역외선물환(NDF)시장에서 환율이 1,150원대로 하락한 점도 환율 하락세를 부추겼다. 그 결과 헤지펀드를 중심으로 한 역외세력이 공격적으로 '달러 팔자'에 나섰고 국내 수출업체도 1,160원이 무너지자 일제히 매도공세에 가담했다. 당국이 방어에 나서며 장 초반 1,160원대를 잠시 회복했지만 개입강도가 강하지 않자 투자심리는 더욱 위축돼 장 후반으로 갈수록 하락 압력은 더욱 거세졌다. 이날 환율급락으로 올 들어 원화가치는 달러화 대비 9.0%나 절상됐다. 이는 유로(6.8%), 태국(4.6%), 일본(1.0%), 중국(0.1%), 대만(1.6%) 등 주요국에 비해 상당히 빠른 속도다. 하지만 원화가치는 앞으로 더욱 절상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 총재는 이날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원화가치는 지나치게 하락했던 것이 다시 정상 수준에 가깝게 돌아오는 것"이라며 "달러는 장기적으로 약세에 접어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는 외환당국이 중장기적으로 환율하락세가 추세적으로 지속된다고 보고 흐름을 거스를 정도의 강도 높은 개입은 하지 않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시장 참가자들도 환율의 추가 하락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류현정 한국씨티은행 외화자금팀장은 "달러화 약세가 예상을 뛰어넘을 정도로 가파르게 진행돼 환율의 추가 하락 가능성이 커 보인다"며 "1,140원이 다음 지지선으로 예상되지만 더 밀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골드만삭스는 보고서에서 "원ㆍ달러 환율 3개월 예상치를 종전 1,250원에서 1,150원으로 하향 조정하고 6개월 뒤 전망치와 12개월 뒤 전망치 역시 각각 1,200원과 1,150원에서 모두 1,100원으로 낮췄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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