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630선까지 반등 기대

증시가 2거래일 연속해 반등하면서 다시 600선을 회복했다. 설 연휴기간 중 다시 수면위로 떠오른 북핵 문제, 이라크전쟁 위기 고조, 미 우주왕복선 추락 등 대외 악재가 여전했지만 연 이틀 반등세를 이어감에 따라 증시에 내성이 생겼다는 성급한 분석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기술적인 반등`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는 신중론이 더 우세한 상황이다. 종합주가지수는 2일 약세로 출발했으나 시간이 흐를수록 상승 폭을 늘려 전일보다 8.55포인트(1.44%) 오른 600.41포인트로 마감, 600선을 회복했다. 코스닥지수도 이틀째 반등에 성공해 전일보다 0.71포인트(1.63%) 상승한 44.10포인트를 기록, 44선으로 올라섰다. 이날 주가상승은 ▲베네수엘라 파업 중단에 따른 국제유가 안정 기대감 ▲이라크전쟁 개전시기 6주간 지연전망 ▲원ㆍ달러 환율의 안정 조짐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특히 프로그램 매수세가 유입되고 개인 투자자들이 닷새째 순매수 행진을 이어간 것이 상승원동력이 됐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지난해 10월에 이어 600선 안팎에서 저점을 확인하는 `이중 바닥형`을 완성했다는 분석도 나왔다. 하지만 외국인이 닷새째 순매도에 나선 데다 기관투자가의 매수세 역시 프로그램 매매에 의존하고 있어 이번 반등이 일시적인 수준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대다수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특히 단기반등의 한계점인 620~630선에 이르면 다시 하락세로 돌아서 한번 더 지수 저점을 확인하는 과정을 거칠 것으로 내다봤다. ◇프로그램과 개인 매수세로 2거래일 연속 상승=이날 주가상승의 일등공신은 프로그램 매매였다. 외국인과 개인의 선물시장 누적 순매도가 각각 1만계약을 넘는 상황에서 베이시스가 좁혀지자 차익을 챙기려는 매매가 프로그램 매수로 연결됐다. 프로그램 매도는 585억원에 불과했으나 매수는 913억원으로 순매수는 328억원을 기록했다. 박은용 대우증권 선물영업팀장은 “베이시스가 줄어들면서 매도차익거래를 청산하려는 움직임도 나타났다”며 “하지만 리스크가 여전해 프로그램 순매수가 큰 폭으로 늘어나기 어렵다”고 말했다. 개인의 순매수 행진이 닷새째 이어진 것도 장세에 호재로 작용했다. 특히 설 연휴를 앞두고 과거와 달리 개인투자자의 순매수 속에서도 고객예탁금도 꾸준히 늘어나 증시에 `스마트 머니(단기차익을 노린 큰 손들의 자금)`가 유입됐다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류용석 현대증권 애널리스트는 “종합주가지수가 600선을 밑돌면서 펀더멘털 측면에서는 저평가됐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시중자금의 일부가 증시에 유입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개인은 지난달 27일 이후 닷새동안 모두 3,400억원에 가까운 주식을 거둬들였다. 하지만 개인투자가들의 순매수 규모는 이틀째 크게 줄어들어 이날은 30여억원에 불과했다. ◇외국인 매도공세는 부담요인=하지만 아직까지 외국인이 매도공세를 보이고 있는 점은 장세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외국인은 지난달 27일 이후 닷새째 매도우위를 보인 가운데 이날도 480여억원 어치 주식을 내다팔았다. 특히 일부 외국계 증권사는 이날 보고서를 통해 타이완과 한국증시의 비중을 줄일 것을 권고하는 등 외국인의 냉각된 투자심리가 일시에 회복되기 어려워 보인다. 이와함께 국민연금이 이날 2월 투자규모를 늘릴 것이라고 언급한 점은 장세에 호재로 작용하기는 했지만 투자비중이 높은 간접투자의 경우 운용사 선정 등에 어려움을 겪고 있어 당장 수급개선에 보탬이 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반등 한계점은 630선 될 듯=전문가들은 대외악재가 미치는 영향력이 일시적으로 약화되기는 했지만 언제든지 증시를 다시 강타할 수 있다고 말하고 있다. 서형석 한양증권 애널리스트는 “지정학적 리스크는 전쟁이전 뿐 아니라 전쟁이후에도 장세에 부담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반등은 제한적인 수준에 그칠 수 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종합주가지수는 20일 이동평균선이 위치한 630선 안팎에서 단기 반등국면을 마무리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류 애널리스트는 “아직까지 완전하게 바닥을 확인한 것은 아니다”며 “630선까지 반등을 거친 후 다시 하락국면이 나올 가능성이 더 크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에 따라 반등국면을 이용해 다시 한번 현금비중을 늘릴 것을 주문하고 있다. 진바닥이 확인될 때 매수할 실탄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다만 단기적인 반등국면에서는 낙폭과대주로 치고 빠지는 전략을 주문했다. 실제로 이날 지수상승을 이끈 섬유의복과 운수창고ㆍ운수장비ㆍ증권업종은 지난해 12월 이후 주가하락률이 가장 컸던 업종이다. <조영훈기자 dubbcho@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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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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